2019년 2월 28일 목요일

여행 : 새해맞이 베트남 다낭 여행기 - 2일 (1) 이제 진짜 출발, 마사지&점심



다낭의 아침이 밝았다.

어제의 어두침침한 도시가 밝게 빛나며 여기가 한국과는 다른 나라라는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여행을 출발한것은 어제이지만 어제는 그냥 비행기를 타고 있었을 뿐이었으니 이제야 진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만큼 일단 아침 식사 부터.

여기는 한국이 아니니 외국풍으로 아침 식사를 먹어본다.


리홍 호텔 조식은 국내 호텔이나 내가 가봤던 다른 나라 호텔의 조식과 그다지 다를것 없는 평범한 뷔페. 생각보다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크게 불만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반면, 식당 한쪽에서 요리사가 계란 후라이와 오믈렛을 얼마든지 만들어 주는 것은 참 좋았다. (사실 오믈렛은 별로 맛없었지만...)


빵이나 햄 같은 서양식 메뉴외에는 쌀국수 정도가 베트남 풍이라서 베트남에 온 기분을 느낄수가 없었지만, 어쨌든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를 끝내고 잠시 쉬었다가 밖으로 나오니 화창한 날씨가 맞아 준다. 벌써 부터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는게 약간 불안하지만 흐리것보다가는 낫겠지...

버스 안에서는 에어콘을 켜 주었지만, 겨울이라서 약하게 튼것인지 아니면 그 차의 에어콘 성능이 구렸던 것인지 그다지 시원하지는 않았다. 다행이 바깥의 날씨도 아주 더운 정도는 아니라서 바깥에서 땀을 흘리고서 버스안으로 들어와도 잠시만 참으면 그럭저럭 견딜만한 수준은 되었다.

이 정도가 베트남에서 서늘한 수준의 날씨라니... 왜 지금쯤이 베트남 여행다니기 좋은 시기라고 말하는지 이제 좀 이해가 된다. 베트남의 겨울이 이 정도면 베트남의 여름은 도대체 어느정도로 덥단 말인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일행들이 다 모이자 관광 버스가 슬슬 움직인다. 설 연휴라서 그런지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한산한 도로를 버스가 달려간다. 평소의 베트남 모습을 알지 못하니 이 한산한 도로가 원래 이렇게 한산한 것인지 원래 이렇게 한산한 도시인지 알 길이 없다.


아무리 설 연휴라곤 하지만, 차도 별로 다니지 않고 길거리를 사람도 적다. 여기가 그 유명한 다낭이라는 관광지가 맞는지 약간 의심이 들면서 뭔가 좀 찝찝한 기분이 들지만 ... 뭐, 가이드님께서 알아서 잘 인도해 주시겠지.


일단 첫 일정은 긴 여행으로 지친 몸을 마사지로 달래 주는 것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여행이라면 일단 마사지지. 전세계 어디를 가도 일단 마사지 코스는 빠지지 않는것 같다.

그건 좋은데...


우리가 간 곳은 "모나코 호텔". 여기에서 스파와 마사지를 하는 곳이라는데, 문제는 몇번이나 말했다시피, 지금은 "설 연휴" 중이라는 것!!! 아...

당연히 마사지 사들도 "휴일" 이다.

평소 같으면 불도 훤하게 밝히고 많은 종업원들이 나와서 손님들을 맞이 해야 하겠으나, 오늘은 휴일이라서 호텔에 불고 몇개 빼곤 다 꺼져 있고 종업원도 몇명만 나와서 어슬렁 거리고 있어서 이거 이래가지고 마사지 받고 가겠나 싶은 생각만 들었다.

관광 가이드가 어찌 어찌 연락을 해서 마사지는 받게 되었지만, 여기서 골치 아프게 된 것이 휴일 근무라서 팁을 두배로 줘야 되었다.

그래서 원래는 마사지사에게 팁으로 4달라 (맞나?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데 아마 맞을듯)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그 두배인 8달라를 줘야 했다.

난 처음에 얘기 되었던 대로 4딸라를 고집하고 싶었지만, 설 명절에 나와서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에게 매정하게 굴기도 좀 그래서 모두가 다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가이드도 명절이라서 입장료 같은게 다 전체적으로 올랐지만 그것은 자기네들이 감내하겠으니 종업원들 줄 팁 정도만 좀 양해해 주십사... 하고 부탁하시니 받아 들일수 밖에 없었다. 사실 팁은 가이드의 권한 밖의 일이니 그정도는 감수 하는 수 밖에...

첫날인데다 베트남이 명절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다른 일행들도 팁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 그다지 이의를 제기하진 않았아서 마사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여기서 혹시나 베트남에 여행가실 분들을 위한 팁 몇가지.

첫째. 일단 덥다.

인터넷에서 베트남의 평균 기온이 여름에 28도 겨울에 15도 쯤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니다. 우리가 있었던 2월4~8일 사이 인터넷 앱으로 알아본 다낭의 온도는 보통 28도 였고, 최고 기록으론 31도 까지 본적이 있다. 그냥 겨울에도 보통 30도 쯤은 된다고 보면 된다.

둘째. 영어 잘 안통한다.

차라리 한국말로 "이거", "저거", "얼마?", "만원에 몇개?" 하고 짧게 말하면 대충 알아 듣는다. 좀 능숙하신 분들은 "열두개" 같은 숫자도 알아 들으시더라. 실제로 관광지를 걷다 보면 "만원에 열개~~" 라는 말도 꽤 자주 들을수 있을 것이다.

셋째. 카드 안된다.

면세점이나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특산품 매장에서나 되지, 어지간한 큰 식당이나 카페, 매장도 카드를 안받더라. 그냥 현찰(딸라)로 사는게 속편함.

넷째. 1딸라 짜리 지폐를 충분히 가지고 다녀라.

베트남의 화폐는 "동" 이지만, 관광객이 다니는 관광지는 거의 "달라" 로 받는다. 게다가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이것 저것 간단한 쇼 같은것을 볼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기본적으로 1달러 정도의 팁을 줘야 하며, 호텔 숙박시에도 방을 떠날시 방을 정리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1~2달러 정도는 팁을 남겨 줘야한다.

게다가 길거리에서 음식이나 기념품을 사는 경우에도 대부분 달러로 살수 있는데, 이 경우 대부분 "1개에 얼마" 가 아니라 "1달러에 몇개" 로 거래가 된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럴 경우엔 "베트남 동" 으로 잔돈을 주므로 거래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이거 처리하기가 꽤나 곤란한데, 1달러 내고 잔돈으로 4~5000동을 받아봤자, 숫자만 클뿐 그게 한국돈으로 2~300원 수준이라서 쓸데가 마땅찮다. 차라리 "1달러에 몇개" 식으로 거래하는 것이 차라리 속편하다.

이렇다 보니 기본적인 비용은 이미 지불한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여행 내내 1달러 짜리만 지속적으로 소비가 된다.

물론, 팁도 안주고 군것질도 전혀 하지 않으면 1달러 짜리를 안가지고 다녀도 되겠지만 그럴꺼면 뭐하러 여행을 다니겠나? 팁도 좀 넉넉하게 뿌리고 길거리에서 군것질도 좀 하러 여행을 다니는 거지...

암튼 이번 다낭 여행에서 가장 강렬하게 느낀것중 하나가 1달러 짜리가 생각보다 많이 소모 된다는 것이었다.

뭐, 그건 그거고...


마사지 실로 가면서 호텔 한쪽 귀퉁이에 노니 홍보대가 비치 되어 있었는데, 여기에 한국말이 써져 있는게 제법 웃겼다. 도대체 다낭에 한국사람이 얼마나 많이 오길래 이렇게 친숙한 한국어로 광고를 하는건지...

한국아닌 한국 같은 호텔에서 종업원을 따라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베트남 마사지라고 해서 뭐 특별히 다를 것은 없었다.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 전에 가끔 속옷까지 홀랑 다 벗어 버리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지 말라고 주의 받은것 정도?

대략 2시간 정도 마사지를 받았는데, 원래 베트남 마사지가 그런건지 아니면 내 마사지 사가 힘이 없어서 그런건지... 너무 슬슬 마사지를 해서 별로 마사지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마사지를 다 받고 나와서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만족스러웠다는 사람도 있어서 베트남 마사지가 다 그렇게 힘없이 하는건 아닌듯 했다. 그냥 내가 운이 없었나 보다. 그냥 2시간 동안 편히 쉰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마사지를 2시간 정도 받았더니 금새 점심 시간이 되었다. 가이드가 안내 해 준대로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만두 전골".

아... 베트남에 와서 만두 전골을 먹을 줄이야...

"비원" 이라는 식당이었는데, 여기는 한국 이민자 분이 하시는 식당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식단이 꽤 제대로 한국스럽다.

아마도 가이드가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오는 패키지 여행인데다 같이 오신분들이 연령대가 좀 높다 보니 여러모로 생각해서 부담없이 먹을수 있는 메뉴로 선정하신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여행을 왔으면 그 나라의 음식을 먹어야 된다고 생각하는지라 이건 좀 불만 스러웠다. 여러 사람을 두루 만족시켜야 한다는것, 역시 이런게 패키지 여행의 단점이랄까...


아무리 그래도 외국인지라 사용한 재료가 미묘하게 한국과는 조금씩 다르고 맛도 조금은 달랐지만, 그런것 치고는 그럭저럭 꽤나 익숙한 맛이라 무난하게 잘 먹었다.


그리고 익숙한 김에 참 좋은 이슬을 한잔...

한병에 8,000원 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외국에서 먹는것 치고는 그정도면 적당한 금액이 아니었나 싶다.


안그래도 아침이 조금 부실했던지라 아주 배터지게 먹고는 다음 여행지로 출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