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무엇보다도 맘에 들었던것은 중반부 이후에 본격적으로 난동을 피우는 고질라의 활약.
중반까지 그냥 묵묵히 걷기만하던 고질라가 후반부에 인간의 저항에 부딛치자, 드디어 멋진 불을 뿜으며 도시를 불태우는데 ... 고질라 팬의 가슴에도 불을 확지른다.
이 영화는 고질라 불뿜는 장면만봐도 영화 90%는 다 본거다.
초/중반까지 무슨 대왕 곰치 처럼 꼬물대는 어설픈 CG 덩어리였던 고질라가 점점 성장해서 멋진 CG 의 제 4형태까지 성장하고 드디어 본실력을 발휘하며 도시 하나를 완전 쑥대밭으로 만드는데 ...
그 모습을 보면 "어휴... ㅅㅂ... 저걸 어떻게 막어..."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감독이 "에반게리온" 을 만든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라서 그런지 고질라가 도시에서 날뛰는 장면은 "에반게리온 없는 에반게리온 실사판" 그 자체였다.
"오... 에반게리온을 실사판으로 만들었으면 딱 저렇겠는데?" 싶은 느낌.
하지만, 아쉽게도 처음 말했다시피 이 영화는 "재난 영화" 라서 재난을 극복하는 영화이지 괴수와 싸워 이기는 영화는 아니라서, 고질라와 싸워줄 거대 로봇같은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연약한 인간들이 필사적으로 공략 방법을 찾아 (안그러면 핵폭탄 맞으니까) 고질라를 무력화 시키기는 하지만, 싸워서 이겼다기 보다는 "무력화" 시켰다고 보는 편이 좋고, 그만큼 마무리가 흐지부지 끝난 느낌이 강했다.
끝마무리가 좀 미적지근한 느낌이고 정치 파트가 좀 길어서 전체적으로 지루한 감이 있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에 나온 고질라 영화 중에서 이 영화보다 재미있게 본 영화는 없다.
이번 영화는 2021년에 개봉할 "고질라 VS 콩(킹콩)" 으로 이어지는데, 사실 지금까지는 "고질라 VS 콩" 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영화로 관심도가 급 상승했다.
"고질라 VS 콩" 은 다른 감독이 제작하는만큼 "신・고질라" 의 그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줄지 좀 미심쩍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잘 만들어질것이라 기대하 봄직하지 않나 싶다.
영화가 뭔가 특출나게 내세울만한 장점은 딱히 없는 편이라 좀 호불호가 많이 갈릴만한 영화지만, 액션 영화가 아니라 괴수가 등장하는 재난 영화 한편 본다고 생각하면 제법 재미있게 볼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