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8일 금요일

음악 : 6월의 추천 음악 "고은희&이정란 - 사랑해요 (1985年)"

추천음악이라고 해봐야 옛날 노래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카세트 테이프로 녹음해서 듣던 시절을 알기는 할까?

"고은희&이정란 - 사랑해요 (1985年)" 는 내가 예전에 어떤 음악 방송을 듣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녹음 버튼을 눌렀는데, 노래 순서를 착각해서 엉뚱한 노래를 녹음해 버린 노래였다.

하지만, 그 노래가 오히려 원래 들으려고 했던 노래보다 더 좋아서 그때 녹음했던 테이프를 한참동안이나 가지고 들었었다.


"이제야 느낄수 있어요.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이 노래 가사를 듣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울렁거리던지...

그때 듣던 테이프는 바쁜 세상을 살다보니 언젠가 보이지 않게 되고, 이 노래를 한동안은 다시 듣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직 혼자서 세상살이 힘들때면 혼자 흥얼거리며 나를 위로하는 노래로 남아 있다.

요즘은 참 세상 좋아져서 유튜브 검색만 해도 쉽게 들을수 있지만...
그래도 왠지 그 옛날의 카세프 테이프가 가끔 그리워진다.





2019년 6월 27일 목요일

영화 : 비오는 날의 작은 기적. "지금 만나러갑니다. (2004)"

이 영화를 처음 볼때부터 들었던 의문은, "왜 제목이 '지금, 만나러갑니다.' 일까?" 였다.

제목을 지을때 아무 제목이나 지었을리는 없고 뭔가 의미를 가지고 지었을텐데, "지금 만나러 간다" 라니... 도무지 제목의 의미를 알수 없었다.

영화의 대략적은 줄거리는 이미 알고 있다. 

1년전 사망한 어머니 이자 아내가 약속대로 1년후 장마에 기적처럼 돌아온다는 얘기...


영화는 들었던 얘기대로 흘러간다. 장마가 시작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은 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며 엄마를 기다린다. 그리고...


영화는 기적을 일으켜 정말로 죽었던 엄마를 아이에게로 돌려 보내 주었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비현실적이지만 어쨌든 이루어 졌다.

그런데, 엄마는 어째서인지 기억을 잃은채 돌아 왔다.
그렇기는 하지만 어쨌든 다시 돌아왔다.

부족하지만 만족스러운 기적... 이것으로 이미 영화는 모든것을 이룬 듯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끝이나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이어진다.
비극을 만날때까지 멈추지 않을것 처럼...

"어째서 '지금' 만난거지?"

내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돌아온 엄마는 왜 기억을 잃은 것일까?

이야기 대로라면 엄마는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 가야 할텐데... 그냥 헤어지는 것을 끝이 나는 걸까?

많은 의문이 남지만 내 의문을 뒤로 한채, 영화는 잔잔하게 다시 시작하는 가족들의 일상을 잔잔히 비춰주기 시작한다.


기억을 잃은 엄마와 다시 사랑을 하는 가족들...


한번 사랑을 했던 이들은 원래 그러기로 예정되었던 것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

영화속 가족은 행복해 보이지만, 그것을 보고 마냥 좋아 할수 만은 없는 것은 이 이야기가 결국은 별로 좋지 않은 결말로 끝을 맻을 운명이라는것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 끝 쯤에 가서야, 어째서 "지금 만나러" 가는지를 얘기해 준다.

결국 기적이고 운명이고 ... 이런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시간은 흐르고 운명처럼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누구나 각자 사정이 있고 환경이 다르고 어려움을 격고 ... 그러면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중요한 것은 "결정" ... 혹은 "선택"...


우리 부모님도 결국은 어떤 "결정" 으로 만나게 되셨을 것이고, 그 결정은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찬찬이 그 결정의 시간에 다다르는 과정을 보여주며 끝을 향해 달려간다.

죽은 엄마가 다시 돌아 온것도, 기억을 잃고 돌아온 엄마에 아빠가 찬찬히 옛 추억들을 떠올려 준것도, 다시한번 행복한 시간을 가진것도... 마침내, 모두 이 한마디에 귀결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




2019년 6월 25일 화요일

영화 : 데어데블 (2003)

최근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던 데어데블은 영화로도 이미 만들어진 적이 있다.


벤 애플렉이 데어데블 역을 맡았던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별로 흥행을 못하고 데어데블의 흑역사로 뭍히고 말았다. 포스터만 보면 정말 재미있어 보이는데 도대체 왜?

결론적으로 말해서 영화 자체는 그저 무난한 액션 영화라서 볼만은 한데... 뭐랄까... 굳이 찾아 볼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원작 코믹스의 설정을 거의 그대로 충실히 재현 한편.

"데어데블 드라마" 가 만화 원작을 어느정도 무시하고 현실에 맞게 재 해석 해서 현실감을 높였다면, "데어데블 영화" 는 원작을 가능한한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았다.

대표적인게 원래 데어데블은 눈이 안보이게 됨으로서 청각이 극도로 발달했는데, 그 민감한 청각 때문에 잠을 잘때면 주변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물속에서만 잠을 잘 수 있다는 설정 같은 것들.


그 외에도 불스아이의 이마에 과녁을 그려넣는 등, 원작와 비슷하게 보이게끔 재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좀 웃기기는 하지만...)

게다가 초반 진행을 보면 이 영화가 별로 흥행을 못했다는게 이해가 안될 정도로 무난하고 안정적이게 흘러간다. 초반 진행만 보면 일반적인 흥행작들의 표준 전개를 따라간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점점 이 영화의 문제점이 드러나는데...


일단 액션이 별로 재미가 없다.

연기자들이 무술을 익힌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어설픈 동양식 무술로 대충 싸우는 흉내만 내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걸 현란한 카메라 워크로 어떻게든 덮어 보려고 한것 같지만 오히려 정신 사납기만 해서 연기자들이 액션 연기가 안되는게 더 티가 나는 느낌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스토리가 재미있다면 그 정도는 감수 할 수 있겠는데, 스토리도 영... 별로...

흠잡을 곳이라면 많이 있지만 일단 영화의 내용이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 된다.


별다른 설명도 없이 "일단 무조건 킹핀 나쁜놈" 이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더니, 대뜸 불스아이가 나타나 일렉트라 아버지를 콱 죽여버린다. 그리곤 그 사람이 킹핀이라는 소문을 흘려서 덮는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데어데블에 대해서 어느정도 아는데도 제대로 이해가 안될정도로 이야기게 급하게 전개된다.

이 와중에 일렉트라는 데어데블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자기 혼자 오해를 하고 복수를 하겠다며 데어데블을 죽이려고 한다. (영화에서 보여준 장면만 보면 왜 그렇게 오해를 했다는게 잘 납득이 안된다.)

그런데, 오해를 하는것도 순식간인데 오해가 풀리는것은 더 빠르다.

"데어데블 죽여버리겠어 -> 툭탁툭탁, 콱! -> 어머? 미안. 내가 오해했어"

... 이런 느낌?

저렇게 쉽게 오해가 풀릴것이라면 오해하는 과정을 왜 넣었는지 이상할 정도.

초반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 되었던것을 보면, 애초부터 이렇게 급작그럽게 진행되게 계획했던 것은 아니고 찍다보니 너무 영화가 길어져서 후반부의 내용을 대폭 편집해 버린게 아닌가 싶다.


문제는 그로인해 액션 영화에 가장 중요한 액션씬을 너무 압축해서 진행 한다는게 문제.

영화가 후반부에 들어가면 "일렉트라 전투" 를 시작으로 "불스아이 전투", "킹핀 전투" 까지 모조리 한방에 끝내 버린다. 아주 "요점만 간단히" ... 전투 끝.

최종 보스 분위기를 풍기던 불스아이가 쓰러질 때는 "어?? 저게 끝이야?"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너무 질질 끄는것도 안좋지만, 멋진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영화를 보는데 그 액션씬을 살짝 맛만 보여주고 끝내버리니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느낌.

원작을 너무 충실히 재현하려고 영화 한편에 일렉트라, 불스아이, 킹핀 전투를 몽땅 다 집어 넣으려고 하는데 ... 어차피 한정된 상영시간에 맞출 것이라면 차라리 전투씬을 불스아이 하나에 몰아줬으면 좀더 볼만 했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불스아이와의 전투 빼고는 전투씬이라 하기도 좀...)

결론적으로 액션 영화에서 액션이 재미 없으니 액션 영화를 보는 의미가 없다.


초반에는 천천히 진행하며 데어데블이 이상한 초감각을 가지게 된 사연과 그 초감각으로 일반인과 다르게 보는 데어데블의 세계를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잘 표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후반부의 그 급한 전개는 많이 아쉽다.

개인적으론 영화판의 데어데블이 좀더 좋아 보여서 더 아쉽다.

연기자를 좀더 액션연기를 잘하는 연기자로 섭외하고 별 의미도 없는 일렉트라와 킹핀의 전투를 줄이고 불스아이와의 전투에 좀더 힘을 쏟았다면 제법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 텐데...

드라마의 데어데블과 영화의 데어데블은 각자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지라, 언젠가 영화의 설정으로 제대로된 데어데블 영화가 리메이크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2019년 6월 24일 월요일

잡담 : 양현석에 대한 호감도?


양현석씨에 대한 호감도라...

사실 내게 있어 양현석씨란 "서태지와 아이들" 중의 하나였다는 느낌 외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

최근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에 연루되며 안좋은 인상이 많이 강해지긴 했지만, 아직 범죄 사실이 확정된것은 아니니 좀 더 지켜보자 수준. 연예계 바닥이 다 그렇고 그런거야 모르는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론 연예인들도 사생활이 있는 개인들이니 범죄를 저지른게 아니라면 뭘하든 내가 알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범죄 혐의가 있으니 문제일뿐...

어쨌든 안그래도 별로 인식이 않좋은 연예계에 풍파를 일으키고 있는데, 잘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9년 6월 23일 일요일

영화 : 이경규의 "복수혈전" 을 보다.

예전 부터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복수혈전" 이다.


가끔 이경규씨가 TV 에 나올때면 흑역사처럼 언급되는데, 포스터만 보면 재미있어 보이는데 도대체 얼마나... 그... 랬길래 아직도 흑역사로 취급되는가 궁금해서 찾아 봤지만... 워낙 오래된 (1992년작) 영화에다 흥행이 좀... 그래서 그런지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의 힘으로 보게 되었다.


비디오 테이브를 캡춰한 영상이라서 화질은 엉망이지만, 이거라도 감지덕지...

우왕~~ 드디어 그 유명한 그 영화를 보게 되는구나... 했는데...


첫 화면에서 벌써 빵~ 터져 버렸다.

아... 이경규씨의 저 근엄한 얼굴을 보니 이 영화가 그 당시에 왜 흥행하지 못했는지가 한방에 이해가 된다. 이 영화는 방향성 자체를 잘못 잡은거다.

영화 내용은 뭐 흔한 조폭 액션 영화 쯤 되는 영화.

정의로운 조폭이었는데 악당의 함정에 빠져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그것을 복수 한다는 얘기. (이거면 이 영화 내용의 99%는 알려준셈)

이런 종류의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적당한 스토리에 적당한 액션으로 얼렁 뚱땅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것 자체는 그리 흠이라고 할것 까지는 없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대단히 훌륭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이 영화가 재작될 당시 (27년전) 를 생각하면 그 당시에 흔히 제작되던 액션영화랑 비교해서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물론 좋지도 않음)

좋다는 얘기가 아니라, 만약 이 영화의 주연이 이경규씨가 아니었다면 그냥 무난한 평작 정도는 되는 영화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경규씨가 주연을 맡음으로 인해서 영화가 영~~ 삐걱거린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반 대중들에게 이경규씨는 웃기는 코미디언이라는 고정관념이 콱 박혀 있는데, "복수혈전" 은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액션"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기본적으로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게 흘러가는데...


이렇게 나쁜 악당이 진지하게 연기를 하지만...


이경규씨 쪽으로 화면이 전환되면 그 진지한 분위기가 한방에 날라가 버린다.

애초에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색한 발음, 어색한 표정, 어색한 시선처리, 어색한 자세, 어색한 옷차림 등등 ... 이제 막 데뷰하는 아역 탤런트를 데려다 놔도 저것보단 낫겠다 싶을 정도로 연기가 어색 그 자체.


그렇다 보니,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화면에 서 있기만 해도 웃기다. -_-;;

그런데, 표정은 극도로 진지함. 언밸런스도 이런 언밸런스가 없다.

차라리 대놓고 코믹 액션으로 방향성을 잡았다면 좀 나았을 것. 최소한 어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진지한 조폭 액션 영화로 방향성을 잡았는데 주연을 그런 연기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을 주연으로 삼아 버렸으니 영화가 제대로 될리가 있나...

이건 이경규씨가 코미디언이란게 문제가 아니라, 이경규씨가 저런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 할 줄 모른다는게 문제다.

이런 어색함은 좀더 이야기가 진행되고 액션 파트로 넘어면 좀 나아지기는 한다. 아무래도 액션 파트는 대화가 별로 없고, 이경규씨가 기본적으로 무술을 좀 하는 편이라서 ...

하지만, 이소룡 비스므리한 액션을 하기는 하는데... 이게 좀... "이소룡 + 성룡 + 주윤발의 영웅본색 분위기" ... 랄까?

어디서 많이 본 액션에 어디서 많이본 분위기이긴 한데, 제대로 따라한게 아니고 뭔가 어설픈 느낌.

영화가 흥행하려면 시나리오가 흥미진진하던가, 아니면 액션이 화끈하던가 둘 중 하나는 되어야 하는데 ... 시나리오는 그 당시 액션 영화 표준 전개 수준이고, 액션은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좋다고 하기엔 ... 그건 좀 아님 ...


거기에 "코미디언 이경규" 라는 마이너스 요소가 덧붙으니... 영화가 흥행 될리가...


그래도 지금와서 이 영화를 보니 좀 좋은 점도 있다. 각 영화 배우의 20년전 모습을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연예계에서 발이 넓은 이경규씨가 감독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 많은 배우들이 까메오로 출연을 했다.


하지만,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니 반갑기는 한데, 영화 내용과는 완전히 따로 놀다 보니 영화 완성도 측면에는 방해가 되었으면 되었지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흥행 못할만 해서 흥행을 못했고, 뭐가 문제였냐하면 단순히 한두가지 문제가 아니라 아주 총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평번한 시나리오, 언밸런스한 캐스팅, 코미디언이라는 편견, 부족한 경험... 등등...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 제작에 돈이 한두푼 드는것도 아닌데, 저 많은 불안 요소들을 감수하면서 영화를 만들 용기가 있었다는게 감탄스럽다.

내가 알기로는 저 영화로 상당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기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경규씨가 대단하긴 대단하다. 전에 보니까 아직도 영화 제작에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 모양이던데...

개인적으론... 안하시는게 어떨까 ... 싶다. -_-;


2019년 6월 22일 토요일

잡담 : 나의 멘토는 누구?

나의 멘토는 누구일까? ... 라는 질문을 받아 보니 딱 한사람 외에는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맨바닥에서 시작해 아들 하나, 딸 하나를 키워 내셨다.

어릴때야 철모르고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그냥 살아있기만도 벅차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지금 나의 어려움을 그 분들은 더 어렵게 격을 셨을 텐데, 어찌 그리 웃으며 넘기실 수 있었던 것인지... 결국 그 분들을 따라해 보려 하지만 잘 안될때 마다 내가 더 무력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못난 놈을 키워주신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2019년 6월 20일 목요일

여행 : 새해맞이 베트남 다낭 여행기 - 3일 (4) 후에시 시클로 & 아오자이 쑈

3일째 여행도 마무리에 접어 든다. 

일단 예약된 호텔에 가서 각자 짐을 정리하고 저녁 일정을 시작한다.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이 "흥왕 호텔" 인가 그렇던데... 정확히 잘 기억 나지는 않는다.


이전에 다낭에 머물렀던 호텔보다 조금 더 오래된 느낌의 호텔이다. 현대식 느낌의 이전 호텔 보다는 좀더 베트남 같은 분위기가 나서 개인적으로는 여기가 더 좋았다.

단지, 다낭의 호텔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그런지 와이파이가 쾌적하게 잘 잡혔는데 이번 호텔은 와이파이가 잘 안잡히거나 잡혀도 너무 느리다는 게 좀 안좋았다. 그것 외에는 달리 불편한 점은 없는편.


바닷가인 다낭은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한데, 후에는 내륙 지방이라서 그런지 다낭 보다는 좀 더 일상적인 베트남의 느낌이 난다.


호텔에서 잠시 쉬었다가 후에 시내로 식사를 하러 간다.
오늘의 저녁은 무려 "삼겹살" !!!


우와... 베트남에서 삽겹살을 먹게 될 줄이야...

한국을 떠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딱히 한국 음식이 그립지는 않는데, 일단 삼겹살은 언제 먹어도 환영이다.


삼겹살에 곁들이는 주변 반찬들이 한국 식재료랑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일단 삼겹살에 김치만 있어도 얼마든지 맛있게 먹을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안그래도 저녁 시간인데 왜 이렇게 다른 손님들이 없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밥을 먹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금방 알수 있었다.

덥다!!! 더워!!!!!!! 더워 죽을것 같다.

기본적으로 30도는 넘는 지역에서 식탁에 불 활활 피워놓고 삼겹살을 꾸워 먹는게 얼마나 미친짓인지 이번에 아주 절실하게 실감을 했다.

삼겹살 자체는 맛있는데 뜨거운 불앞에서 뜨거운 고기를, 뜨거운 된장국을 먹고 있으니 더워 미칠것 같다.

이 맛있는 삼겹살을 외국에선 왜 안먹는 것일까... 하고 항상 궁금해 했었는데, 이번에 그 의문이 화~~악 풀렸다. 역시 각 지역의 환경에 맞춰서 먹는 음식도 달라지는 법인가 보다.

베트남에선 삼겹살이 안어울린다.

난 미친듯이 고기를 흡입하고 탈진하기 전에 얼른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그나마 좀 시원하다.


저녁 식사 다음 일정은 그 유명한 "씨클로" 다.

쉽게 설명해서 자전거 앞에다 손님을 태우는 자전거 택시 쯤 되겠다.


인력거 비스므리한 자전거에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사람을 태우다 보니, 보기에는 재미있어 보이는데 막상 타보면 뭔가 불안 불안하다.

가이드는 사고난 적은 없으니 안심하시라는데... 그래도 불안...

하지만, 처음엔 불안해도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그럭 저럭 괜찮다.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차가 와서 박는게 아닌이상 크게 다칠일은 없을것 같아 속도에 조금 적은 되면 그 다음 부터는 마음 편하게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다.

그렇기는 한데, 관광 상품이라지만 냉정하게 애기해서 그냥 시내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것일 뿐이라서 그렇게 아주 재미있다... 싶은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낮선 베트남 시내 골목을 이리저리 다니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 알수 없는 베트남어 사이에서 낮익은듯 뭔가 어색한 한글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골목길은 그나마 괜찮은데, 아예 큰길로 나와서 버스랑 차량과 섞여 다닐때는 정말 이래도 돼나 싶은 생각이 든다.


큰 차들이 바로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다니니 안전상 조금 불안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생에 한번 쯤은 타볼만한 좋은 경험이었다.


이렇게 쌩쌩 달려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아오자이 쑈" 로 간다.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아오자이 쑈" 극장. (아오다이 아님, 아오자이 맞음)


처음의 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뭔가 한국의 캬바레 이런 비슷한 느낌도 나고, 게다가 아오자이 쑈라고 해봐야 뭐 볼게 있겠나 싶었으니까.

왠지 관광지에서 무슨 무슨 쑈... 이러면 부정적인 느낌밖에 안든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 볼만했다.

관광지 하면 흔이 떠올리는 노래하고 춤추고 하는 그런 쑈는 아니다. 물론 노래와 춤이 어느정도 나오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오자이의 역사" 를 알려주는 내용이 주 내용이라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와서 봐도 괜찮을 만큼 건전한 내용이다.


한국인 대상으로 하는 쇼인지 나레이션도 한국어로 진행되기에 내용을 이해하는데도 문제 없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충 기억나는대로 써보면...

"아오자이" 는 "긴옷" 이란 뜻으로 왕이 간편하게 입는 옷 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즉, 최초에는 남성용 옷이었던 것. 그런데, 이 옷이 궁녀들에게 퍼지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여성복으로서 많이 발전하게 되는 바람에 현재는 아오자이를 여성용 옷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여성용 남성용이 다 있다고 한다.(기억나는대로 대충 적은것이라 일부 잘못된 점이 있을수 있음)

이런식으로 아오자이의 처음 유래부터 원래 주로 사용되었던 왕가의 복장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전파된 과정을 간략하게 보여준다.

아오자이가 처음 시작되었던 시절 왕가의 예복까지 재현해서 보여주기에, "아오자이 쇼" 라기 보다는 "베트남 역사 체험" 같은 느낌이다.


사진에 보다시피 "아오자이" 는 어깨로부터 발밑까지 길게 이어진 옷을 말하는데,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비슷한 형태의 옷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까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오자이와는 좀 다른 느낌.


근대에 와서 어떤 학교의 교복으로 쓰이면서 부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오자이의 모습과 비슷해 진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뭔가 좀 흥겨운 느낌의 베트남 노래를 불러주며 고대 왕가 시절의 아오자이 부터 현대 디자인의 화려한 아오자이까지 마치 패션쇼를 하듯 관객들 사이를 걸어서 자세히 보여주는데, 몰랐던 아오자이의 역사를 알게되어서 참 흥미로웠다.

다낭 여행을 하면서 베트남을 가장 가까이 본듯한 느낌이라서 보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쇼는 1시간 좀 넘게 진행된것 같은데, 이제 좀 피곤하다... 싶을때 쯤 끝나서 딱 좋았다.

마치고 나오면 쇼를 진행했던 연기자들이 입구에서 손님들을 전송해 주는데, 이때 사진 같이 찍기를 요청하면 흔쾌히 응해 주므로 아오자이에 관심이 있다면 기념삼아 사진 한장쯤 찍는것도 좋을 듯 하다.


쇼는 재미있었지만, 어쨌거나 밤은 깊었고, 오늘 하루도 끝이 났다.

베트남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것 같은데 벌써 내일이 마지막 여행이다. 벌써 쓸쓸한 느낌이 드는 듯하다. 그래도 오늘은 피곤하니 얼른 씻고 자야겠다.

2019년 6월 19일 수요일

드라마 : 킹핀의 킹핀에 의한 킹핀을 위한 드라마 "데어데블 시즌3"


드라마는 데어데블이 초죽음이 된채 강가에서 발견되는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데어데블의 친구들은 데어데블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오직 캐런만이 아직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데어데블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데어데블 시즌 3" 는 이렇게 어리둥절하게 시작된다.

만약 "데어데블 시즌2" 에서 "데어데블 시즌3" 로 바로 넘어왔다면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아주 당황스러울 것이다.

"시즌2" 끝에서 많이 고생하긴 했어도 몸은 멀쩡한 상태로 잘 끝났던 데어데블이 왜 갑자기 "시즌3" 에서 반죽음이 되어서 등장하는 것일까? 쟤네들은 왜 또 데어데블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응?

그게 왜냐하면, "데어데블 시즌3" 는 "디펜더스" 의 끝장면에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데어데블 시즌1" -> "데어데블 시즌2" -> "디펜더스" -> "데어데블 시즌3" 의 순.

데어데블 드라마에 왜 뜬금없이 디펜더스가 끼어드는가 싶겠지만, 요즘 드라마가 이런게 유행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자. 이미 다 만들어 놓은거 ... 따져봐야 뭐하겠나...

하여튼, "디펜더스" 에서 다른 3명의 영웅들과 함께 숙적 "핸드" 를 쓰러뜨린 데어데블은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연인인 일렉트라와 함께 지하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데어데블을 제외한 나머지가 건물 밖으로 탈출하는 순간 건물이 폭팔하며 붕괴되고, 일렉트라와 데어데블은 깊은 지하 유적에 매몰된다.

밖에서 보면 탈출이 불가능해 보이므로 죽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데어데블 시즌3" 가 시작되는 것은 이 직후다.

그날 이후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도대체 지하에서 무슨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도 없이 데어데블 혼자 지상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시즌3" 가 시작된다.


다소 어처구니가 없지만, 이렇게 시즌3가 시작된다.

일단 "시즌3" 는 "시즌2" 가 너무나 혹평을 많이 들었기에 제대로 된 드라마가 나올지 상당히 걱정이 되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드라마 제작진들이 주위의 쓴소리를 많이 참고 했는지, "시즌2" 에 비해서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 "시즌2" 에서 느꼈던 단점들은 거의 없어진편.

그 중 대표적인게 "시즌3" 포스터에서 보다시피 데어데블의 방어구가 없어진 것이다. (코스튬에 얼마나 욕을 들어먹었으면 포스터에 데어데블이 방어구 없이 나온다고 아주 대놓고 광고하고 있다.)

원래 코믹스 원작에선 "시즌2" 와 같은 코스튬을 장착하는게 맞기는 하나, 이게 기대했던것보다 너무 성능이 좋아서 "시즌1" 에서 느꼈던 그 "절박함" 많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이 "시즌3" 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3" 에선 "시즌1" 처럼 공격을 몸으로 때우고 아득바득 치고 받는 난투극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여기서 "시즌3" 에 데어데블의 전투복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중요한데, 그 이유가 "디펜더스" 에서 "핸드" 와 싸우다 전투복이 파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펜더스" 를 보지 않았다면 갑자기 데어데블이 전투복을 입지 않고 싸우는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게다가 "시즌2" 처럼 이얘기 저얘기 구질 구질하게 딴얘기 섞지 않는다. 오롯이 하나의 악당, 킹핀 과의 싸움에 집중하기에 "시즌2" 에 비해 훨씬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른 단점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이것만해도 일단 평작 수준은 넘는다고 할 수 있다.


하여간, 초죽음 상태에서 발견된 데어데블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숨긴채 어릴적에 지냈던 성당의 고아원에 숨어서 지낸다.

지하에서 일렉트라와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그래도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던 사람이 더 엉망으로 망가져서 아예 염세 주의자 수준이 되어서 돌아 왔다.

뭐, 사랑하는 여인이 눈앞에서 죽었는데 갑자기 부활해서 자기를 공격하고 겨우 겨우 달래 놓았더니 같이 땅에 파뭍혀서 황천길 코앞까지 갔다 혼자서 살아 돌아왔는데 제정신이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지하에서 돌아온 후론 데어데빌로 활동하는것에 대해서 극도의 회의를 느끼고 다 때려치울려고 하지만...


사람 그렇게 쉽게 바뀌는게 아니다 ... 지하에 파뭍혔다 돌아온 휴유증으로 한쪽 귀도 잘안들리고 몸도 여기저기 다쳐서 몸놀림이 예전만 못한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기어코 악당들을 처단하겠다고 밤길을 싸돌아 다닌다.

그러다 죽도록 얻어 터지는 것은 덤이다.

이렇게 데어데블로 활동 하는것도 ... 아닌것도 아닌 상태로 허송세월을 하던 어느날...

미치고 환장할 소식을 하나 듣게 되는데...

킹핀이 감옥에서 풀려 났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탈옥하거나 한게 아니고, FBI 에게 다른 범죄 조직의 정보를 넘겨주며 협상을 벌여 신상 보호를 핑계로 감옥 밖에서 지낼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른바 가택연금 같은 것인데...


말이 가택연금이지 그냥 호텔에서 호화롭게 지낸다.

아니, 자기가 그 새... 아니, 그 인간을 어떻게 감옥에 쳐 넣었는데 그렇게 쉽게 나온단 말인가?

당연히 데어데블은 좋은 의도로 FBI 와 손을 잡았을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즉시 조사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친구들과 다시 재회하고 서로 힘을 합쳐 킹핀을 다시 감옥에 쳐 넣고자 하지만...

자신들이 "킹핀도 이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야" 하고 자신만만하게 꾸민 계획이 모두 어긋나고, 뒷통수를 칠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뒷통수를 맞는다.


그리고 너무 뒷통수를 맞아 이제 더 이상 맞을 뒤통수가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 이미 오래전 부터 모든 것이 킹핀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킹핀이 감옥에 있다고 안심하던 사이, 킹핀은 침착하게 차근 차근 재기할 준비를 다 마쳐 놓았던 것이다.

돈은 많다. 권력도 있다. 거기에 머리도 좋다. 지나치게 꼼꼼한 편이라 노려볼 만한 약점도 없다. 겨우 발견한 약점도 공략하는것보다 방어가 더 빠르니 ... 이거 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자신에게 방해 되는 자를 해치우기 위해 전혀 관계 없는 자부터 차근 차근 굴복시키며 옭죄어 자신의 말을 들을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드는 킹핀의 방식은 아주 전형적이긴 해도 너무나 철저하고 광범위 해서 모든 일의 실체가 밝혀질때는 소름이 다 돋을 지경이다.

이 드라마는 데어데블이 주인공이 아니라 "킹핀" 이라 할 수 있을 정도...

그나마 딱 한가지 데어데블 쪽이 유리한 점이라면 단독 전투력으론 데어데블이 가장 강하다는 점인데...


이 유일한 장점 하나마져 "불스아이" 가 나타남으로 인해 없어져 버린다.

던질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총알 수준의 무기가 되는 불스아이는 원래는 원거리에선 데어데블에 앞서도 접근전에선 데어데블에게 밀려야 하는데, 드라마에선 근접전 조차도 거의 막상막하 ... 이건 뭐 도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엎친데 덮진격으로 가짜 데어데블까지 등장해서 살인을 공개적으로 저지름으로 인해 "여론" 에서도 밀리기 시작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데어데블을 도와주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불스아이에게 살해 된다.

데어데블에겐 정말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


오죽하면 마블 코믹스에서 대표적인 "불살(不殺)" 주의자인 데어데블의 입에서 "안되겠어 죽여야 겠어" 라는 말까지 나온다.

총 "13화" 에 이르는 "시즌3" 에서 무려 12화 까지 데어데블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데어데블이 제대로된 반격을 하는 것은 마지막 13화 하나 뿐.

답답한 전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이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 좀 참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렇게 시즌3 에선 너무나 완벽해서 어떻게 손을 댈수 없는 악당 "킹핀" 을 정말 잘 표현해 놓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킹핀" 의 위대함은 잘 알겠는데 그게 좀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권투 경기로 예를 들자면 1~2 라운드는 주인공이 일방적으로 밀리고 3 라운드에 반격을하고 승리의 희망을 보는가 싶더니 4라운드에 다시 밀리다 5라운드 끝나기 직전에 회심의 일격을 가해 승리하는 ... "밀당" 이 있는 드라마가 가장 불타오르는 전개라고 한다면...

"데어데블 시즌3" 는 1~5 라운드 내내 일방적으로 얻어 터지다가 5 라운드 공이 울리는 마지막 순간에 필사적으로 한방 내 뻗은 주먹이 상대방 턱에 정통으로 맞아 운좋게 승리한 듯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론 13화가 아니라 10화 정도로 줄여서 킹핀에게 핍박당하는 부분은 조금 줄이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 하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최종적으론 데어데블이 승리하긴 하지만, 승리하는 이유가 너무 운에 의존한 측면이 강해서 좀 아쉽다.

물론 해결의 실마리는 이야기를 전개하여 조금씩 조금씩 흘리기는 했지만, 12화 동안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데어데블이 단 1화만에 모든 조건을 갖춰 킹핀을 공략해냈다는 점은 조금 어처구니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

넷플릭스 드라마의 고질병인 시즌 중간을 너무 질질 끈다는 단점이 여기서도 역시 나타나지만, 어쨌든 밑바닥 인생을 아득바득 살아가는 우리의 착한 이웃 데어데블을 다시 볼수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시즌1" 보다는 못하지만 "시즌1" 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시즌3" 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현재 "데어데블 시즌4" 는 제작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다.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함으로 인해 넷플리스와의 알력싸움으로 넷플릭스가 제작하던 모든 마블 드라마가 취소 되었다는 썰이 있다.)

"시즌 3" 는 나름 괜찮았지만,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기에 "시즌 4" 를 좀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당분간은 제작될 가능성이 없다니 ... 많이 아쉽다.

만약 넷플릭스가 제작하지 않는다면 디즈니에서라도 이 뒤를 이어서 계속 만들어 주길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