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30일 화요일

[Movie] 잘나가던 람보의 숨통을 끊은 "람보3 (1988)"

정말 "람보2" 인기는 대단했다.

록키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때도 "실베스타 스텔론" 이 누군지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람보" 라고 하면 누군지 알아 들을 정도 였으니까.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 거의 장르를 불문하고 람보(혹은 패러디)가 등장하는게 당연할 정도라서 누구라고 설명도 없이 근육질에 머리띠메고 총하나 달랑 들고 있으면 누구나 다 당연히 "람보" 라고 생각했다.

그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에 "람보 3" 의 성공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막말로 실베스타 스텔론이 나와서 굴렁쇠만 굴러도 히트 칠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수없이 많이 증명된 사실이지만, 관객은 꽤 냉정하다. 

전작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약간의 가산점이 있을지언정, 현재 상영하는 작품이 재미가 없다면 보지 않는다.  


"람보3" 는 이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람보3 는 왜 그렇게 재미가 없었을까? 그냥 람보가 나와서 총이나 쏘고 탱크나 뒤집으면 재미있는것 아니었나?

아니. 그렇지 않다.

"람보1" 은 소설로 원작으로 충분히 검증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람보2" 도 미국식 영웅주의가 극단적으로 강조 되었을 뿐, 시나리오 자체는 상당히 완성도 있게 진행 되었다.

[ 석방의 조건으로 받은 임무 ->> 믿었던 아군의 배신 ->> 유일한 아군이자 선량한 동료의 죽음 ->> 극도의 분노 ->> 분노로 인해 "超람보" 각성 ->> 적군 다 죽었음 ->> 포로 구출 ->> 포로 구출을 외면하는 미국 정부 디스 ]

... 이렇게 단순히 화려한 액션 뿐이라고 생각하는 "람보2" 도 꼼꼼히 따져보면 의외로 탄탄한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음을 볼수 있다.

하지만, "람보3" 의 스토리 라인은 어떨까? ... 딱 이 한줄로 요약할 수 있다.

[ 동료가 포로가 되었는데요, 구했습니다. ]

람보식 액션을 제외하면 사실상 그 외에는 아무런 내용도 없는 수준...

아무리 람보의 늠름한 액션이 메인인 영화라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영화는 시종일관 람보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데만 치중한다. 시작하자마자 다짜고짜 투기장에서 격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멋지기는 하지만 영화 내용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뭐, 그거야 팬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전직 상관이 찾아와서 임무 참가를 요청하는 것도 뜬금없고 (람보2는 징역 면제라는 보상이라도 있었지만, 이번엔 딱히 참가할 이유가 없음), 임수 수행중 포로가 되었는데 람보 빼고는 아무도 구할 생각도 않는다는 것도 참 납득하기 어렵다.


이전에 람보2가 미국식 영웅주의라는 비판을 많이 받은것을 의식했는지, 이번엔 난데없이 소련의 침공을 받는 아프가니스탄을 보여준다. 뭐, 그것까지는 여러 전장을 다니는 람보와 현상황과 그리 어색하지는 않으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겠는데...


이 무자헤딘이 뜬금없이 탈출하다 위기에 처한 람보를 도와주러 몰려 온다.

이 장면을 보고 내가 떠올린 생각은, "응? 아니? 왜? 뭣때문에? 어째서?"

물론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 과 이번 "람보3" 에 "적" 으로 나오는 "소련" 의 관계는 "적" 의 관계이므로 무자헤딘이 소련군을 공격하는것 자체는 그리 문제 될게 없다.

문제는 아무 관련도 없는 람보를 구하려고 죽음을 각오하고 굳이 소련군과 전투를 벌인다는 것이다.

그것도 객관적으로 봐선 람보를 구출하기는 커녕 람보를 구출하러 갔던 사람들까지 개죽음 당할게 아주 당연해 보이는 상황에서 ...

영화 초반에 람보가 무자헤딘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무자헤딘의 아지트에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소련군 헬기 단 2대" 에 공격당해 거의 학살 수준으로 유린 당했다.

이 공격 후 그들은 람보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버리는데... 그 자들이 다시 돌아 온것이다. 도대체 왜?

겨우 헬기 2대도 감당 못하던 무자헤딘들이 탱크와 헬기로 무장하고 있는 소련군을 향해 겨우 람보 한명 구할려고 달려든다... 이 무슨... 황당한...

영화가 대충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는데... 아마 "미국의 영웅" 이었던 람보를 "세계의 영웅" 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려면 최소한 아프가니스탄 국민들과 어느정도 유대관계를 쌓는 과정 정도는 있어야 될것 아닌가?

물론 잠깐 같이 민속놀이를 하며 노는 장면도 있기는 하고, 부상당한 아프가니스탄 소년을 구해주는 장면같은게 없는것은 아니지만... 과연 겨우 그 정도 이유로 수백명의 무자헤딘이 죽을 각오를 하고 람보를 구출하러 달려 올 수 있을까?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람보의 활약으로 결국 승리하기는 하지만, 이것도 참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


무려 탱크로 헬기를 때려잡는다.

... 오 ... My God... 아무리 영화지만 이건 좀 너무하잖아...

"람보2" 에서 "헬기 vs 헬기" 장면이 최고 긴박감있는 장면이었기에 그 장면과 비슷한 긴박감을 조성하려고 "헬기 vs 탱크" 장면을 넣었다는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또 "헬기 vs 헬기" 를 넣을 수는 없으니까) ... 아무리 람보가 슈퍼 군인이라지만, 그래도 상식정도는 좀 지켜줘야지...

탱크가 헬기를 때려잡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진짜 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정도면 액션영화가 아니라 코미디 영화로 봐줘야 할 수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람보3" 는 "람보2" 에서 "람보 액션" 만 따와서 재탕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요소는 그냥 람보가 날뛰게 하는 무대를 만들 장치들일뿐, 거의 의미가 없다.

그 "액션" 마져도 람보2에 비하면 그닥... 제작비 상승의 효과로 좀더 실감나기는 하다는 수준 쯤?

"람보3" 를 볼 바에는 차라리 "람보2" 를 한번 더 보겠다.

완전히 "람보" 만 믿고 "람보" 에게만 오롯이 의존한 "람보3" 는 정말 엄청나게 폭망했는데, "람보2" 에 비해서 제작비는 2배가 들었는데 벌어들인 수입은 반밖에 안된다고 한다.

이렇게 잘나가던 람보의 숨통을 끊은 "람보3" 덕분에, 람보 시리즈는 이후 20년이 지나도록 후속작이 만들어 지지 못했다. ㅠㅠ




2019년 7월 23일 화요일

[Movie]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람보, "람보2 (First Blood : Part 2, 1985)"

원래 람보 1편은 액션 영화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애초에 소설이 원작인데 소설의 주제가 전쟁 참전 군인들이 격는 PTSD 같은 정신적인 어려움이나 사회에 적응하지못하여 격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었기 때문에 액션씬 같은 것은 부차적인 요소 였다.

하지만, 저예산으로 제작된 "First Blood" 가 의외로 흥행을 하면서 부랴부랴 그 속편이 제작되게 되었는데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바로 그 "람보" 다.


애초에 원작 소설이 첫 1편에서 끝나버리기 때문에 람보2는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스토리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서로 다른 작가가 같은 등장인물로 쓴 릴레이 소설 같은것이라고나 할까?

그 때문에 영화 스타일도 완전히 달라져, 나름대로 진지한 현실 고발적 영화였던 람보 1편이 2편에선 100% 완전한 오락거리용 액션 영화로 탈바꿈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람보 1편이 명작이라는데는 별 이견이 없는 편이지만 그 이후의 람보 (2~4편) 을 아주 졸작으로 혹평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론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3~4편이 졸작이라는데는 나도 딱히 할말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2편 만큼은 단지 황당무계한 액션이 주 내용이라고 해서 졸작으로 폄하될 영화는 아니라고 본다.

만약 누가봐도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황당무계한 영화였다면 그 정도 대박을 치지는 못했을 뿐만아니라, "액션" 영화가 아니라 "코미디" 영화로 인기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20년이 훌쩍 넘게 지난 지금도 "람보" 가 "코미디언" 이 아니라 "슈퍼 울트라 超군인" 의 대명사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대중이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이 영화가 나름대로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


영화는 이전 1편의 마지막에서 이어진다. 1편에서 있었던 일로 교도소에서 징역형을 살고 있는 람보에게 그의 옛 상관이 찾아온다.

람보에게 제안할 임무가 있으며, 이 임무를 성공할 경우 남은 형기를 면책 시켜 줄수 있다는 얘기였다.

다른 특수부대도 있을 텐데 굳이 람보에게 이 임무를 맡기는 이유는 작전 지역이 람보가 예전에 탈출한 수용소라는 매우 그럴듯한 이유를 댄다.

임무는 아주 간단해 보인다.

그 수용소에 가서 잡혀있는 포로들의 사진을 찍은뒤 귀환하기만 하면 되었다. 단지 그것이면 되었다. 인간병기 람보에게 시키기엔 지나칠 정도로 쉬운 임무...

그런데 문제가 발행한다.


그냥 사진만 찍고 오면 되는 간단한 임무였는데, 우리의 람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지 멋대로 포로까지 구출해서 합류지점에 와버린 것이다.

어쨌거나, 포로도 구했고 이젠 탈출용 헬리콥터에 올라타 작전 지역을 빠져나가기만 하면 모든것이 아무 문제도 없어 보였던 그 순간. 작전 지휘관은 어처구니 없게도 람보와 포로를 버려두고 귀환 할 것을 명령한다.

그리고, 수많은 적군에게 둘러싸여 있는 람보는 어처구니없어 하며 멀리 떠나는 아군 헬기를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사실은 ... 모든 것이 요식행위에 불과 했다.

작전 지휘관은 이미 그 수용소에 포로가 없다는것을 확인한 후 였고, 람보를 보낸것은 그 수용소에 포로가 없다는 확인용 사진을 찍어 오도록 작전을 꾸몄던 것이다. 포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바로 공식적으로 철수 할 수 있도록...

그런데 하필이면 우연히 람보가 침투하기 얼마전 그 수용소로 진짜로 포로들이 이송되어 왔고, 그 포로를 람보가 구해버린 것이다.

만약 람보가 무사히 귀환하게되면 적진에 아군 포로들이 아직도 많이 잡혀 있다는 증거가 되어 버리고, 그로인해 유야무야되고 있던 포로 석방 비용 지급등의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를수가 있는 것이다.

아군 포로가 없다는 증거를 수집 후 철수할 예정이었던 작전 지휘관으로서는 아주 골치 아픈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람보를 적진 한가운데 버려두고 철수 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그리고 적들에게 포로가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묻어 버리려 한다.
어쩌면 그의 계획은 문제없이 진행 될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적진에 잡힌 자가 "람보" 가 아니었다면...

보다시피 람보2는 흔히 생각하듯 단순히 람보 혼자서 마구잡이로 날뛰며 액션만 선보이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나름대로 냉철하게 사회 비판도 하고있으며 (그 당시 미국 정부가 베트남전 포로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있었음), 포로를 포기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나름 현실적인 스토리 라인도 꽤나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천하무적인줄 알았던 람보가 아군에게 배신당해 위기도 격는다.


이때까지의 전투도 약간의 과장은 있을 지언정 거의 현실적으로 진행된다.

초반 람보의 전투는 은밀히 잠입해 적을 제압하고 소리가 나지 않는 화살로 적들을 하나씩 사살하는 게릴라전으로 진행되기에 여기에 흠잡을만한 비현실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이렇게 비교적 현실적으로 흘러가던 영화는 람보가 배신을 당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슈퍼 울트라 超군인" 물로 변하기 시작한다.


탈출 직전에 붙잡힌 람보는 적 지휘관에게 갖은 고문을 당하게 된다.

미국 정부를 비난하는 방송을 하라는 요구를 거부하지만, 아군 포로를 고문하려하자 어쩔수 없이 그의 요구를 따른다.

그리고, 지휘 본무에 무전을 연결하는데...

뭐, 다른 영화에선 누군가를 협박할때 "나는 니가 누군지 모른다. 하지만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장황하게 얘기하겠지만, 우리의 람보는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떠들지 않는다.

자신을 배신한 지휘관을 담담히 호출한 람보는, 그에게 용건만 간단히 전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허걱... 날 만나러 온다고...

배신자에게 메시지를 보낸후 람보는 자신을 고문하던 적들을 차근차근 다 제압하고 수용소에서 탈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일하게 그를 걱정하며 도와주던 협력자가 죽게되고, 이는 람보를 극도로 분노하게하여 "超람보" 로 각성시키게 된다. 이쯤 되면 이제 적들을 다 죽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현실적인 게릴라전을 펼치던 람보는 이때 부터 현실성 따위 다 따려치우고 완전한 "인간병기" 로서 전장을 철저히 유린하기 시작한다.

그 람보는 이제 단순히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포로들까지 몽땅 구해서 탈출하려고 하는데...

과연 수백명의 완전 무장한 적군들 사이에 잡혀 있는 다수의 포로들을 단 한명의 퇴역 군인이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뭐, 별거 있나?

총으로 두두두두두 쏴서 적들 싹~ 다 죽이고....


화살로 적 부대를 쑥대밭으로 만든다음...


포로 데리고 나오면 되지...

람보 시리즈의 평가가 좀 낮은것은 이런 람보식 액션이 황당무계할 정도로 과장되어 있기 때문이지만, 이런 화끈하고 속시원한 "폭행 람보" 의 액션은 람보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적이 쏜 총알은 단 한발도 람보에게 안맞는데 람보가 대충 쏘는 총알은 기가막히게 백발 백중이고, 화살에 달아 쏜 알감자 만한 폭탄에 건물이 산산조각나고... 탱크가 터지고 ... 아무리 영화지만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람보가 너무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한다.

뭐... 영화니까 그럴수도 있지...

개인적으론 "최초의 먼치킨" 이 "람보" 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과장된 액션이라곤 하지만 그정도는 영화적 상상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만한 내용들이고, 무었보다도 90분에 달하는 상영 시간동안 뺄만한 장면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알찬 진행들은 다른 오락 영화들에 모범이 될만큼 완벽한 진행이라 할수 있겠다.

너무 액션에 치중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 "재미만" 있는 영화도 괜찮지 않은가?

이 "람보 2" 가 얼마나 어마 어마하게 히트를 쳤는지, 그 때가지만해도

"실베스타 스텔론 = 록키"

였던 평가가, 단숨에

"실베스타 스텔론 = 람보"

바뀌어 버렸을 정도 였다.

지금도 "실베스타 스텔론" 하면 "람보" 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람보2" 는 그 자체로 완벽한 영화로 평가한다.

...
...

하지만... 이 훌륭한 "람보" 를 "람보3" 로 숨통을 끊을 줄이야 그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2019년 7월 22일 월요일

[Movie] 진짜 람보가 어떤 사람인지 아시는지? "람보 ( First Blood, 1982)"

람보 하면 요즘 세대는 어떤 사람을 떠올릴까?

M60 을 권총 처럼 쏘며 활로 건물을 폭발시키고 딱밤으로 사람 머리를 쪼개버리는 인간 병기를 떠올릴까?

1~20년 전만 해도 그랬다. "람보" 는 "인간병기" 의 대명사로 크게 위명을 떨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세대 초차도 원래 람보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람보" 의 이미지는 "람보2" 이후의 이미지. 그렇기 때문에 "람보2"의 이미지에 익숙한 사람에게 "람보1"을 보여주면 보통 "이게 람보라고?" 라며 깜짝 놀라는 반응이 많다. 

아예 "람보1" 이 실버스타 스텔론이 출연하는 다른 영화이지 "람보" 라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 (심지어 제목도 람보가 아님)

그 정도로 "람보1" 과 그 이후의 "람보" 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달라서 아예 다른 시리즈라봐도 좋을 정도다.

여담이지만, 사실 "람보" 라는 영화가 원칙적으로는 존재 하지 않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람보1" 의 원제는 "First Blood". 
"람보2" 의 원제는 "First Blood : Part 2". 
"람보3" 의 원제는 "람보 3".
"람보4" 의 원제는 "람보" 다.
우리가 알고 있는 "람보4" 가 드디어 제목으로 "람보" 를 사용했는데 "람보3" 보다도 20년이나 지나서 나와서 이걸 "람보" 라고 해야 할지 "람보4" 해야 할지 참...


하여간, 이 중 "람보1" 에 해당하는 "First Blood" 는 소설을 원작으로하는 반전 영화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가 "람보" 라면 떠올리는 그런 화끈한 액션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영화 내에서 람보에 의해 죽은 사람은 "단 1명" 밖에 없으며, 이것 마져도 의도적으로 살해 한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람에게 대항하다 사고로 죽게 만든 과실 치사에 가깝다.

그 외에도 자신을 추격하는 경찰들을 부비트랩 같은것으로 무력화만 시킬 뿐, 단 한명도 의도적으로 죽이지는 않는다.

그렇기때문에 화려한 "액션" 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많이 실망하게 될 것이다.


영화는 베트남전에서 귀환한 병사인 람보가 정처 없이 떠돌다 옛 전우를 만나러 한 마을에 들어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폐쇠적인 마을은 정체 불명의 떠돌이인 람보를 좋게 보지 않았고, 빨리 쫒아내려 할 뿐이다. 그런데 람보가 순순히 떠나지 않자 급기야는 공권력을 동원해 감금/폭행까지 일삼는다.

이런 부당한 대우에 베트남전에서의 안좋은 추억을 떠올린 람보는 자신을 폭행하던 경찰들을 다 때려 눕히고 경찰서를 탈출하게 된다. 그리고, 과잉 진압을 은글 슬쩍 덮으려던 경찰관의 수작과 함께 사태는 점점더 악화되기 시작한다.


사실, 보안관이 람보를 마을에서 쫒아내려고 하는것 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이것을 못견딘 람보가 경찰을 폭행 후 경찰서를 탈출한뒤 람보를 추적하면서 다짜고짜 "사살" 하려한 점은 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깊은 산골 마을의 높은 폐쇠성을 생각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수 있는 수준.


이유야 어떻게 됬던간에, 이런 과잉진압은 안그래도 베트남전 참전 휴유증으로 정신적/현실적으로 힘들어하는 람보의 전투 본능에 불을 지피게 된다.


자신은 그저 옛 전우를 만나러 왔을 뿐이고, 춥고 비오는날 아무데서나 저녁 한끼 얻어 먹을 생각으로 마을을 돌아 다녔을 뿐인데 느닷없이 경찰에 체포되고 다짜고짜 감금에 폭행까지 당하고, 그것도 모잘라 군대에 쫒기면서 사살당할 위기까지처한 람보는 머리끝까지 화가나서 그 마을을 아예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그를 그의 옛 상관이 찾아온다.


그리고, 둘의 대화의 마지막 결말에 이 영화에서 하고 싶었던 모든 말이 다 나온다.

"그곳에서 난 헬리콥터를 몰고, 탱크를 운전할 수 있어요. 내가 백만불짜리 장비들을 다루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선 주차하는 일자리 하나 구할 수 없어요..."

목숨을 걸고 국가를 위해서 전쟁터에서 봉사하고 살아 돌아 왔건만, 기다리고 있는것은 전쟁터 보다 더 잔혹한 현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을 람보를 통해 절절히 보여 준다.

그저 좀더 따뜻하게 그를 대해주기만 했어도 그 사단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그를 배척함으로 인해 더 큰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원작 소설에선 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퇴역 군인이 결국 사살 되는것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우리들의 영웅이 사살 되는것으로 영화를 끝낼수 없다고 판단한 감독이 결국 람보를 투항해 생존하는 것으로 결말을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람보는 또 다른 명작 "람보 2" 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된다.


2019년 7월 17일 수요일

[잡담] 왜 내가 뭔가 사기만 하면 값이 떨어지는 걸까?


이건 뭐 징크스라기 보단 이젠 거의 노이로제에 가까울 지경인데, 내가 뭔가 사기만하면 희안하게 가격이 폭락한다.

이번 비트 코인이 잠깐 올랐을때도 좀더 지켜보자... 조금더... 이러다 또 떨어질지 몰라... 이러면서 신중+신중하게 지켜보다 이제 괜찮겠지... 하고 조금 샀는데, 산지 며칠도 되지않아 대 폭락 상태가 되어 버렸다.

누가 내가 뭘 사고 있는지 감시라도 하고 있는건가?

덕분에 이젠 뭘 살 경우엔 폭락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 소액으로 사는지라 이번 폭락 장에도 손해는 그리 크지 않긴한데, 그래도 이런 일이 있을때 마다 내가 이렇게 똥손인가 싶어 자괴감이 들때가 많다. (ㅠㅠ)

... 아니면 전형적인 호구라서 그런가...


[DW] 드러그워에서 지도 업데이트가 되었네요.


드러그워에 들어가 보니 쌓아놨던 자원이 싹 다없어졌더군요. 이상하다 싶어서 자세히 봤더니 다짜고짜 일단 지역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한동한 뭔가 작업을 하긴 하는것 같더니 드디어 지역 업데이트가 되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선택 지역에 한국이 없네요. 그냥 대충 근처를 선택하니...


그 지역의 셀을 선택하라고 나옵니다. 아무래도 땅따먹기가 시작될것 같네요.

저같은 힘없는 서민은 그냥 구석에서 잠자코 있어야 할것 같습니다.



혹시 드러그 워 하시는 분들 있으신가요?

뭐하세요. 서두르세요. 빨리 좋은 땅 선점 해야죠. ㅎㅎㅎ



2019년 7월 16일 화요일

[Movie] 잔잔한 일상 속 운명적인 만남... "원스 (Once, 2007)"


여기에 한 남자(He) 가 있다.

그는 어려운 현실에 사랑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녀(She)를 만난다.

자신의 꿈을 접고 힘들게 현실을 살아가는 그녀는 자신의 꿈과 비슷한 꿈을 꾸는 그를 보며 조금 호감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현실에 짓눌려 꿈을 펼치지 못하는 남자와 현실에 꿈을 반쯤 묻은 여자는 "음악" 이라는 매개체로 점점 가까워 진다.

영화 "원스(Once)" 는 여기 까지의 이야기다.


영화는 일반적인 상업 영화들처럼 사건이 벌어지고 서로 갈등을 빚으며 해결하는 이른바 "기승전결" 구조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된다.

"기" 는 운명처럼 시작하지만 "승" 은 잔잔한 호수의 잔물결처럼 나즈막하게 솟아 올랐다가 "전" 에서 약간의 희망을 보여줄 뿐이며 "결"은 그대로 담담하게 현실을 비춰주며 끝을 맺는다.

이렇게 이 영화는 그저 두 남녀가 만나 호감을 가지고 만나는 과정을 현실과 함께 가만히 비추고 있을 뿐, 그 외에 다른 얘기는 해주지 않는다.

"어려움" 은 있지만 "사건" 은 없기에 영화는 오락 영화라기 보다는 차라리 다큐멘터리나 리얼리티 쇼에 가까운 느낌이라서 "오락" 영화로 기대하고 본다면 상당히 지루할 수 있는 전개다.


이런 지루할 수 도 있는 전개를 두사람을 이어주는 "음악" 이라는 매개체로 대체로 잘 이끌어 가고있다.

저예산 영화라서 일반적인 상업영화에 비해 화질도 떨어지고 촬영기법도 조금 떨어져 마치 개인이 휴대폰으로 동영상이라도 찍는듯 화면이 약간씩 떨리는 어설픔도 느껴지지만, 그렇기에 두사람의 어설프게 미지근한 풋사랑이 더욱더 현실같이 느껴진다.

마치 옆자리에 누군가가 알콩달콩 연애를 하는 모습을 멀리서 몰래 훔쳐보는듯한 느낌이다.


이런 로맨스 영화를 볼때면 으례히 두사람이 이어지는 해피엔딩을 꿈꾸며 영화를 보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평범한 엔딩으로 끝마치지 않는다.

시작을 꿈을 쫒지만 현실에 부딪치고 있는 연인을 보여줬던 것처럼, 끝도 "해피엔딩" 도 아니고 "베드엔딩" 도 아닌, "현실엔딩" 으로 끝을 맺는다.


뭔가 화끈하게 터지는 장면없이 시작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배경음악처럼 흐르는 영화라서 보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만한 영화지만, 홀로 외로운밤 달달한 로맨스 영화가 끌릴때 한번쯤 감상하기 참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 감미로운 음악은 덤이다.




2019년 7월 15일 월요일

[Drama] 그냥 드디어 끝났구나 생각밖에 안든다. "제시카 존스 시즌3"


"제시카 존스 시즌3" 를 보면서 든 생각은, 요즘 넷플릭스는 드라마 "시즌1" 은 아주 명작으로 만들어 놓고 "시즌2" 는 엉망으로 만든다음에 "시즌3" 는 평범하게 만들도록 아예 정책을 세워 놓은건가? ...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시카 존스 시즌3" 를 본 개인적 감상으론 나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이걸 과연 "남들에게 추천해 줄수 있느냐?" 고 물어본다면 아주 많이 고민스러울것 같다.

시즌3는 장점과 단점이 혼재해 있는데, 단점이 워낙 강력해서 쉽게 추천하기가 어렵다.

우선 단점 부터 먼저 살펴 보면...

일단 첫번째로 "시즌3" 는 "시즌2" 와 너무 강력하게 이어져 있다.

"시즌3" 가 "시즌2" 와 연관성이 있는게 무슨 문제냐 싶겠지만 이게 생각보다 좀 심각한데, 예를 들어 롯데와 한화가 3차전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일반적인 시즌이라면 시즌1에 "1차전 1~9회" 를 방송하고, 시즌2에 "2차전 1~9회" 를 방송하고, 시즌3에 "3차전 1~9회" 를 방송해야 할것이다. 아무리 각 시즌이 이어져 있다고 해도 각 시즌 자체는 그 자체로 어느정도 완결된 이야기를 지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제시카 존스의 경우는 시즌1에선 "1차전 1~9회" 를 방송했는데, 시즌2에선 "2차전 1~5회" 를 방송하고 시즌3에서 "2차전 6~9회" 를 방송하고 있다.

쉽게 말해 시즌2를 보지 않고는 시즌3 자체가 아예 이해가 안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만약 시즌2가 정말 정말 재미있었다면 그나마 문제가 안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시즌2는 솔직히 말해 지루하기만 하고 별로 재미없었으니 문제다.

두번째론 시즌3에선 사실상 "적" 이 존재 하지 않는다.


"악당" 이 등장하긴 한다. 하지만, 그 "악당" 이 "적" 이냐 여부는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와랑가봉가" 라는 인구 40명쯤 되는 섬나라가 "미국" 에 선전포고를 하고 나룻배를 타고 와서 항공모함에 독침을 쏘아대고 있다고 치자. 이러면 "와랑가봉가" 는 "미국"의 적 인가?

누군가는 그래도 "와랑가봉가" 는 "미국" 의 적이다라고 판단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그게 무슨 "미국" 의 적이냐 라고 판단 할수도 있다.

시즌3에 등장하는 악당은 그가 제시카 존스의 "적" 이다... 라고 확실하게 평가하기엔 너무 허접하다. 쉽게 말해 "레벨" 이 안맞다고나 할까?

초능력이 없는 대신 명석한 두뇌를 가진 악당으로서 나름 독특한 존재감을 과시하긴하지만 ...


뛰어난 머리를 가진것 치고는 너무 엉성하고 (악당이 뛰어나다기 보다는 제시카 존스와 경찰이 너무 무능함), 솔직히 말해 제시카 존스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니 어려운 것이지 법같은것 신경쓰지 않고 "힘" 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면 이미 시즌 초반에 무덤속에 들어가야 할만큼 연약한 존재다.

그렇다고 해서 배트맨의 "조커" 처럼 상대방의 신념을 가지고 놀정도로 교활하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어느정도 상대방의 심리적 약점을 건드리긴하는데 ... 뭐랄까... 딱 그런 느낌이다.

"잘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 딱 그정도.


나름 잔꾀는 잘써서 주인공의 위기에 빠뜨리기는 하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교묘한 함정에 빠졌다기 보다는 그냥 제시카 존스의 "자업자득" 혹은 "제 꾀에 지가 빠졌다" 싶은 느낌이다.

세번째론. 정말 아주 심각한 문제인데...

안그래도 "적" 이랍시고 만든 "악당"이 존재감이 희미한데, 내부에 "적" 보다 더 심각한 "내부의 적" 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애초에 처음에 내세운 악당 보다는 그 "내부의 적" 과의 이야기가 이번 시즌의 핵심이었던 듯, 나중에는 아예 초반에 등장한 "악당" 은 그냥 엑스트라 비슷하게 취급된다.

좋게 보면 이런 예상치 못한 의외의 진행이 신선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시즌2 부터 떡밥을 팍팍 뿌리고 있었기에 예상못하기 힘들지만...), 달리 보면 이쪽 얘기하다 말고 갑자기 딴 얘기로 새버리는 전개라 그냥 난잡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게다가 명색이 "슈퍼 히어로" 가 등장하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능력을 초월하는 그 무언가가 등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슈퍼 히어로 드라마" 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차라리 애초에 "슈퍼 히어로" 가 등장하지 않고 그냥 평범한 탐정이 등장하는 수사물로 기획했다면 나름 괜찮았다고 볼수도 있겠는데, "슈퍼 히어로" 드라마라면서 "슈퍼 히어로" 느낌이 전혀 안드니 "슈퍼 히어로" 를 기대하고 본 사람은 실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뭐, "슈퍼 히어로" 가 아닌 그냥 "일반 범죄추적 스릴러" 라고 한다면 ... 그럭 저럭 볼만한 편.


특히나 주연 배우의 "제시카 존스" 연기는 이보다 더 잘 할수 없다 싶을 정도로 완벽한데, 이 멋진 배우의 훌륭한 연기를 드라마의 전개가 제대로 못받쳐 주니 정말 배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종일관 답답하고 암울한 전개가 나름대로 현실을 잘 반영한 느낌이라 이 드라마만의 독특한 느낌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만, 굳이 비참한 현실을 드라마에서 다시 느낄려고 "슈퍼 히어로" 드라마를 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결론적으로 말해 "현실적인 막장 범죄 스릴러 드라마" 로서 본다면 나름 볼만 한편. 하지만, 속시원한 "슈퍼 히어로" 로서 이 드라마를 본다면 아주 "비추" 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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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tv/38472-marvel-s-jessica-jones/season/3?language=en-US
* Critic: AA

[식당] 울산 "대일함흥냉면"

사실 울산에선 냉면이 그리 인기있는편이 아니다. 경남 (울산, 부산 방면) 쪽에는 냉면보다는 밀면이 좀더 인기가 있는 편이라서, 좀 규모가 있는 냉면 전문점을 좀처럼 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론 뭐든지 다 되는 중국집에서 시켜 먹던가 아니면 숫불구이집에서 고기를 먹고 난뒤 후식으로 냉면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냉면 전문점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대일함흥냉면".


이곳도 상당히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인데, 한창 장사가 잘될때는 줄을 서서 먹었다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그정도는 아니다.

경기 탓도 있겠지만 식당치고는 위치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서 접근성의 문제도 있지 않나 싶다. 이곳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거나 네비게이션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울산에 사는 토박이도 찾기가 쉽지 않은 위치 (일반적으로 대형 식당이 있을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든 위치) 에 있다.


식당 근처에는 제법 큰 주차장이 있어 예전 이 식당의 인기를 가늠해 볼수 있다.


번화가라기 보다는 주변에 가게 같은것이 없는 동네 골목 같은 곳에 홀로 위치해 있어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정도의 느낌이다.


조금 이른 주말 저녁시간이지만 생각보다 손님이 많지 않다.


난 날씨도 덥고 하니 물냉으로...


고기 한점에 시원한 면발로 감싸서 먹으면 여름철 음식으론 최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냉면이나 밀면이라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라곤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더운데 시원한 국물에 매콤한 면발이 술술 잘 넘어가니 먹는 음식일뿐...


그리고, 소화 잘되는 면을 먹을땐 빠지지 않는 친구 고기만두 하나. 일인분에 5개라 시키기 전에 누가 몇개 먹을지 합의는 필수다.


나름 울산에서 가장 유명한 냉면집이라곤 하지만, 뭐 그렇게 대단히 맛있는 집이라고 평가하기는 좀 그렇다. 냉면 불모지인 울산에서 좀 제대로된 냉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나 할까?

사실 나 보다는 우리 부모님 세대에 좀 유명했던 곳이라서 한번 찾아가 보았다. 내가 느끼기에는 냉면이라 밀면이나 별로 다른것 같진 않았지만, 좀더 냉면을 민감하게 느끼는 분들이라면 좀 다를 지도 모르겠다.

암튼, 울산에서 몇안되는 냉면 전문점이니 냉면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찾아가 보시길 바란다.

아쉬운 것은 냉면을 먹다 보니 옆 테이블에서 물냉반/비빔반 메뉴가 있던데 그걸 먹어 볼껄하는 아쉬움이 있다.

상호 : 대일함흥냉면
주소 :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동 795-6


2019년 7월 13일 토요일

[식당] 잃어버린 지갑때문에 맛도 못느낀 "울산 정자 활어 직판장"


오랜만에 정자동의 활어 직매장에 다녀왔다.

원래는 컨테이너 박스 같은 간이 건물로 수년동안 운영되던 곳이었는데, 올해 초 (대략2월쯤) 리모델링을 하여 제대로된 건물을 세우고 운영하고 있다.


직판장 뒤에는 넓은 주차장도 조성되어 있으나, 최근엔 경기 탓인지 주말임에도 빈 자리가 많이 보였다. 한창 잘나갈때는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 였는데...


새 건물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예전에 비해 깔끔해진 모습니다. 보통 이곳에서 횟감을 구입한뒤 포장해 가거나 아니면 근처의 초장집으로 배달해 달라고 해서 먹는다.


그런데...

여기서 횟감을 고르는 도중 약간 황당한 일이 있었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구경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가는게 아닌가? 그것 자체는 별문제 아니지만 그 후 무심결에 내 뒷주머니를 슬쩍 만져보니 지갑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소매치긴가?

정자 회센터에 십년이 넘게 다녀도 소매치기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 본적이 없기에 설마 그럴리야 있겠나 싶었지만, 뒷주머니에서 만져지지 않는 지갑은 그런 의심을 들게하기에 충분했다.

내 엉덩이를 치고 지나간 사람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고, 지금이라도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다 혼미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미치고 환장할 일은... 내가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내가 집에서 나올때 지갑을 잊어먹고 가져오지 않은 것인지 확신을 할수 없다는 것이다.

집에 당장 전화해서 책상위에 내 지갑이 있는지 확인해보면 금방 알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집에는 아무도 없으니 ...

답답하다.

차라리 소매치기 당한게 확실하면 경찰에 신고라도 하겠는데, 만약 아니면? 그랬다가 집에 가보니 책상위에 내 지갑이 놓여있다면 그 때는 어쩔것인가?

저녁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당장 집으로 달려가서 집에 지갑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지만, 나 혼자 여기 온것도 아니고 집까지 그리 금새 갈수 있는것도 아니라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말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만 있었다.


지갑을 잃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집에가니 멀쩡하게 지갑이 놓여있던 경험을 이미 몇번 해 본터라 고민은 더 깊어진다.

전전긍긍하며 혼자서 끙끙 앓고 있지만, 분위기를 해치기 싫어서 그냥 회를 산 일행을 따라 근처 초장집에 들어간다.


회는 정말 맛있어 보이는데... 이게 코에 들어가는지 입에 들어가는 건지...

맛도 못느끼고 그냥 어서 빨리 밥먹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안절 부절하며 묵묵히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지 조금 흐리던 하늘이 살짝 맑아진다. 설마 소매치기는 아니고 아마 내가 지갑을 집에 놔두고 온것일거라 스스로를 위안하며 근처를 거닐어 보았다.


직판장 바로 옆이 바다라서 바다를 거닐어 보기엔 좋다. 근처에는 말린 가자미 같은것을 파는 곳도 있으니 필요하다면 구매를 할 수도 있고, 운이 좋다면 지금막 돌아온 어선에서 맘좋은 선장님에게 신선한 생선을 한가득 싸게 구매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주말 저녁이라 장사하는 아주머니 들이 모두 일찍 퇴근하셨나 보다.

바다 구경은 이렇게 대충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 간다.

그리고, 책상 위에서 내 지갑을 찾았다.


상호 : 울산 활어 직판장
주소 : 울산광역시 북구 정자동 6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