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4일 토요일

Game : 어쩌면 명작이 될지도 몰랐던 루나 플라워즈(Lunar Flowers)


NetEase Games 의 "루나 플라워즈(Lunar Flowers)" 를 해 보았다.


게임 시작부터 느껴지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이 게임이 대작게임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게임은 시작부터 끝까지 단하나의 대사도 없이 진행되며, 간단한 힌트외에는 아무런 도움말도 없이 게임이 진행된다.


게임 자체는 간단하다.

몇가지 다른 퍼즐이 있기는하지만, 대부분은 화면에 나타나는 벗꽃을 이어주면 해결된다.
말하자면, "한붓그리기" 와 비슷하다. 그렇기에 대부분은 별 어렵지 않게 클리어 할 수 있어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다. 대 부분은...


아무런 대사도 없이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만으로 상상해 볼수 밖에 없어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 달(혹은 그 근처)에 사는 공주(혹은 그냥 여자) 가 어딘가의 침공인지 아니면 반란인지 모르겠지만 ... 하여간 뭔가의 공격에 공주(정체는 불명이지만 그냥 이하 공주로 표시) 는 지상으로 떨어지고, 달이 거의 소멸하게 된다.

이제 공주는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며 지상으로 떨어진 달의 꽃을 모아 달을 회복 시켜야 한다.

아무런 대사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 일것이라고 추측할 뿐... 정확한 사정을 알수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신비한 상상의 내래를 펼칠수 있다는 것은 이런 게임의 큰 장점이다.

애니메이션 같은 부드러운 움직임도, 잔잔한 배경 음악들도 게임에 잘 어울려 게임자체는 참 괜찮다.

몇가지 단점만 없었다면, 정말 명작 반열에 오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문제는 그 몇가지 단점이 너무 치명적이다.

첫째. 일단 게임이 너무 짧다.

겨우 5개의 스테이지 밖에 없으며, 각 게임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나의 경우 이 게임을 설치하고 엔딩을 보기까지 겨우 1~2시간이 걸렸다.

둘째. 게임이 너무 불친절하다.

이 게임은 아무런 대사도 없고 튜토리얼도 없다. 맨 처음 시작시 아주 단순한 퍼즐을 푸는 것으로 튜토리얼을 대신한것 같지만, 그걸로 게임을 이해하기엔 너무 설명이 부족하다.

대사를 극단적으로 줄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좋지만, 그래도 최소한 게임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하는지 정도는 알려 줘야 하는데 그냥 "한붓그리기" 라는 것만 알려주고 그냥 냅다 게임을 시작해 버리더니, 바로 그다음 퍼즐부터 단순한 "한붓그리기" 가 아닌 퍼즐을 내 놓는다.

림보(LIMBO) 나 인사이드(INSIDE) 같은 비슷한 류의 게임도 아무런 설명없기는 마찬가지지만, 그 게임들은 차근차근 난이도를 올려가는 방식이라면, 루나 플라워즈(Lunar Flowers) 는 시작하자 게이머를 시험들게 만든다.

대표적인 예가 최초 퍼즐(튜토리얼로 추정되는 스페이지)를 해결한 바로 다음 퍼즐인데...


나의 경우는 이 첫 퍼즐을 몇번해보다 성질나서 그냥 게임을 꺼버렸다.

저 4개의 벗꽃을 한붓그리기로 그리면 되는데, 아무리 해도 보라색 등의 공격을 막을수 없어서 Game Over 가 되어 버리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한붓그리기를 시도해 보아도 저 등불의 공격을 막을수가 없었다.

결국 저 조그만 보라색 등불에 그려져 있는 "한붓 그리기 방식" 을 그렸을 경우에만 그 그림의 보라색 등불을 제거 할수 있다는 것을 눈치 채기 까지 수십번의 Game Over 를 경험해야 했다.

그렇다... 이 게임은 "한붓 그리기 퍼즐" 이긴 하지만, "정해져 있는 방식으로" 한붓 그리기를 해야 한다.

쉽게 말해, 위의 이미지처럼 4개의 점으로 그릴수 있는 한붓그리기 경우의 수는 적게 잡아도 대충 10개는 넘겠지만, 그중에서 특정 방식으로 그렸을 경우에만 클리어 된다.

알고 보면 너무 간단한 방식인데, 아무런 도움말이 없는데다 그 힌트가 잘 보이지도 않아서 눈치껏 알아서 깨달을수 밖에 없다.

그 뒤의 퍼즐도 화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에 그 힌트가 나와 있긴하지만(없는경우도 있음), 힌트가 숨어 있다는 것조차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화면내에 힌트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고, 힌트가 있다는 것을 모르면 게임을 클리어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 반면에, 힌트가 있다는 것을 알면 게임이 지나치게 쉬워진다.

화면에 힌트가 숨어 있다는것을 몰랐던 첫번째 버즐은 수많은 Game Over 를 경험하며 클리어했지만, 화면에 힌트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난 뒤로는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한번도 막히지 않고 진행 했을 정도로 쉽게 진행 할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안그래도 짧은 게임이 더욱 짧게 느껴진다.

셋째. 퍼즐간 난이도 편차가 너무 심하다.

위에도 얘기 했지만, 처음 퍼즐이 "화면상에 있는 힌트대로 그려야 한다" 는 것을 깨닫기 전에는 클리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마 어마하게 어렵게 느껴지는 반면, 그 사실만 알게 되면 그 다음 퍼즐은 너무나 쉽게 해결 할수 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스테이지를 쉽게 클리어 할수 있지만, 그중에 몇개만 뜬금없이 지나치게 난이도가 높다.

특히나 중간 중간에 한붓그리기가 아닌 퍼즐이 등장하는데 ... 역시나 어떻게 해결하라는 설명이 전혀 없기에, 그게 퍼즐인줄도 모르고 퍼즐이 나오기만 기다리며 계속 화면을 쳐다보고 있을 정도였던데다, 그나마도 몇개는 어떻게 풀면되는지 대충 추측이라도 가는 퍼즐이었지만, 마지막 하나(톱니바퀴 무늬맞추기)는 도대체 뭘 어쩌라는건지 아무리 봐도 알수가 없어 결국 공략 동영상을 보고서야 겨우 풀수 있었다(지금 생각해봐도 아무런 정보 없이 도대체 어떻게 그걸 보고 맞추라는건지 이해가 안된다).

말하자면, 일반적인 게임에서 퍼즐이 어려운 것은 퍼즐을 푸는 과정을 고민해가며 해결하는 재미가 있지만, 루나 플라워즈(Lunar Flowers) 퍼즐은 퍼즐이 어려워서 해결을 못한다기 보다는 이게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풀리는 퍼즐인지 그 자체를 알수가 없는 퍼즐이라, 풀기 어렵다기 보다는 짜증나는 방식의 퍼즐이다.

결국 게임을 다 해본후 감상은...

게임 자체는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한편의 무성영화를 보는듯한 분위기의 게임진행은 정말 좋았다.
그냥 그 스토리 그대로 애니메이션 하나 만들어서 방송해도 괜찮지 않나 싶을 정도.

그런데... 게임으로선 너무 짧다.

퍼즐은 솔직히 너무 재미 없었지만, 그래도 좀 다양한 난이도의 퍼즐을 좀더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면 그래도 괜찮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좀 익숙해졌다... 싶을 때쯤 그냥 게임이 끝나버렸으니...

게임을 했다기 보다는 짧은 단편 에니메이션 하나 감상한 기분?


게임 자체는 너무 맘에 드는데, 정작 게임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참으로 복잡 미묘한 느낌을 주는 게임이다.

사족) 일부 스테이지는 "페르시아의 왕자 2" 와도 비슷한 느낌이라, 퍼즐따위 집어 치우고 그냥 어드벤쳐 게임으로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