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자주 나오는 편인 DC 애니메이션 무비의 최근작이다.
개인적으로는 "DC 애니메이션 무비" 를 짧은 러닝 타임 때문인지 영화도 아니고 TV 드라마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의 전개라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편.
애초에 팬서비스 비슷한 느낌으로 제작되는 영화다 보니, 기본 설정 정도는 다 알고 있다고 간주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좀 불친절하기도 하고 성의가 없는 느낌도 들고 그랬다.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 다크 아포콜립스 워" 는 "DC 애니메이티드 무비 유니버스" 최종편이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듯, 생각보다 재미있게 볼수 있었다.
물론 사전 지식이 어느정도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은 여전하지만.
"저스티스 리그 다크 아포콜립스 워" 는 이전작들에서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이전작을 보지 않았으면 좀 이해하기 힘들것이다.
대표적으로 "불살" 주의자인 슈퍼맨이 적극적으로 "다크사이드" 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이의를 제기하자 불같이 화를 내는 점을 들수 있다.
상냥하고 사람좋은 일반적인 슈퍼맨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의아하게 여길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전 작에서 다크사이드 때문에 "죽었다 살아났다" 는 점을 감안하면 제 아무리 불살 주의자라도 분노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수 있지만... "저스티스 리그 다크 아포콜립스 워" 만 본다면 좀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렇게 극도로 열받은 슈퍼맨의 주장으로 다크사이드를 선제 공격하지만, 그 공격은 실패로 돌아가고 오히려 역습을 당해 상당수의 슈퍼 히어로들이 죽거나 다치고 지구는 완전 쑥대 밭이 된다.
대부분의 "DC 애니메이티드 무비 유니버스" 가 그렇듯이 이번에도 초반 전개가 약간 얼렁 뚱땅인데 (신적 존재인 다크사이드를 열명 남짓한 슈퍼히어로들로 잡을수 있다고 달려간것 자체가 어처구니 없지만 만화니까 넘어가자) ... 이부분만 참고 넘기면 다음부터는 좀 견딜만 하다.
2년뒤.
슈퍼맨은 죽지는 않았지만 액체 크립토나이트를 주입당해 모든 능력을 상실하고 쫒겨 다니고 있다.
가장 믿음직했던 배트맨은 세뇌당해 오히려 지구 침략의 앞잡이가 되어 있고, 렉스 루터는 완전 배트맨의 충신이 되어 살려만 준다면 지구가 멸망하든 말든 상관없는것처럼 행동하고 있으며, 그 외의 많은 슈퍼히어로들이 세뇌 혹은 사이보그로 개조 되어 다크사이드의 부하가 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구에는 더 이상의 희망이 없는듯 보인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우리의 슈퍼맨은 희망을 잃지 않고 남아있는 동료들을 모아 다크사이드를 쓰러뜨릴 계획은 세운다.
사실 슈퍼맨의 계획이 마치 짜고 친것처럼 기가막히게 착착 잘 진행되는 것을 보면 약간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그정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어차피 달리 어쩔 방법도 없을 정도로 암울한 상태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긴장감 있게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슈퍼 영웅들이 마치 엑스트라처럼 허무하게 희생된다.
원더우먼, 그린랜턴, 아쿠아맨, 할리퀸, 배트걸, 샤잠 등등... 나름 유명한 슈퍼 영웅들이 팔이 잘려나가고 머리가 터지고 괴물들에게 산채로 뜯어 먹히며 하나 하나 죽어 나자빠지는데, 정말 세기말스러운 느낌이라서 과연 이 이슈가 끝나고 나서 뒷감당이 될까 싶어 오싹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뭐, 어차피 "최종장" 인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최종적으로 다크사이드를 쓰러뜨리고 승리를 하기는 하지만, 이미 지구는 복구 불가 수준의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상태라서 승리를 승리라고 할수도 없는 처절한 상황.
승리의 뒷맛이 좀 씁쓸했지만, 이야기의 "최종장" 으로서 제법 훌륭한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
약간 의외였던것은 마법을 쓸수 있다고는 하지만, 평범한 인간인 "콘스탄틴" 이 모든 사건의 열쇠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믿음직하긴 한데 너무 지나치게 유능해서 좀 황당할 지경...
(저러다 슈퍼맨도 때려잡겠다)
1시간 30분 안에 모든 내용을 다 집어 넣어야한다는 한계 때문에 간간히 대충 넘어가는 구간이 있는 느낌이라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시작부터 끝까지 흥미 진진하게 본 영화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