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5일 월요일

게임 : 단간론파의 아류작인가? "거짓말쟁이 탐정게임"



몇년전 "단간론파" 라는 희대의 명작 추리 게임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과거 "역전재판" 이후로 추리 게임이 이렇게 히트진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이 추리 게임이 히트친 것은 몇가지 요소가 있는데, 일단 플레이어의 뒷통수를 굳은 살이 박히도록 몇번이나 후려치는 멋진 스토리도 있지만, 그 보다는 특이한 세계관과 그 세계에서 살아 숨쉬는 듯,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마치 잘만들어진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화려한 연출의 공이 컷다고 할수 있다.

특히나 기존의 추리 게임은 "추리" 라는 것의 특성상 "현실" 이라는 것을 벗어날수 없다는 것이 상식 이었으나, 단간론파는 이런 상식을 보기 좋게 깨부셔버림으로서 추리 게임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비현실적인 공간에 현실적으론 있을 수 없는 주최자, 현실적으로 있을리 없는 능력을 가진 등장 인물들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 그런 비상직적인 곳에서 너무나 상식적인 증거를 이용해 논리적 추리를 통해서 의외의 살인범을 찾아야 된다는 설정은 정말 다른 게임들이 함부러 넘볼수 없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설정이 아니라 할수 없다.

지금 소개 할려는 "거짓말쟁이 탐정게임" 은 이 단간론파의 아류작 쯤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전혀 다른 스토리와 등장 인물이 등장하기에 표절이라고 하기는 좀 어렵지만, 시스템 구조도 그렇고 추리 과정이라던지 추리 결과 범인을 처영하는 방식 등... 역시 아무리 봐도 단간론파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굳이 말하자면 단간론파의 모바일 버젼, 혹은 간략화 버젼 쯤 ... 이라고나 할까?

게임은 아무 영문도 모르는 주인공이 정신을 차리면서 시작되는데,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표트르라는 정체불명의 인형이 등장해 다짜고자 너희들중에 살인마가 있으니 찾아내서 처형하라고 지시한다(그냥 단간론파의 모노쿠마의 판박이). 만약 살인마를 찾지 못하면 너희들이 죽게 될것이라고... 이것만으로도 단간론파와 너무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단간론파는 등장인물들 끼리 살인을 하라고 지시하는 반면, 탐정게임은 애초에 이미 살인마가 섞여 있다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단간론파에 있는 "일상파트(살인이 일어나기까지의 과정)" 이 없고, 바로 "추리파트" 에 돌입하기 때문에 단간론파에 비해서 진행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증거를 수집하는 방식은 갖혀있는 공간을 떠돌며 여러가지 물건을 조사해서 수집하거나 등장인물과 대화를 해서 증언을 모은다. 이 부분 역시 단간론파와 거의 같지만, 단간론파에 비해서 맵이 너무 단순하고, 증거 수집이 너무 쉬워서 단간론파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사실상 거의 대놓고 누가 살인마인지 증거를 퍼주고 있기 때문에 추리를 한다는 긴장감은 단간론파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편. 게다가 어떤 증거는 너무 노골적으로 "이거 핵심 증거임" 하고 제공해 주기 때문에 게임중 살인마 증명이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개인적인 평으론 추리 게임이라기 보다는 추리 소설에 게임적 요소가 약간 들어 있는것 같은 느낌.


등장인물도 거의 16명이나 되는 단간론파에 비해, 주인공을 포함해 7명 밖에는 되지 않아서 시작부터 엔딩까지 보는데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천천히 진행해도 3시간 정도면 트루엔딩까지 무난하게 볼수 있었던것 같다.


증거를 찾을 곳도 3개 층에 9개의 방 정도 뿐이라서 그다지 뒤져 볼곳도 없다.

하지만, 단간론파의 간략화 버젼이라곤해도 생각보다 할 거리는 많은데다, 증거를 수집하고 등장인물과 대화를 진행해 나가면서 살인마의 과거 행적이 하나 하나 드러나는 과정이 제법 흥미롭다.

단간론파의 아류작이라고 해서 우습게 볼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만약 단간론파가 모바일 버젼으로 발매가 되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제법 흥미 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정도 수준의 게임이 "무료 게임" 이라는 것이 감탄스러울 정도다.


열심히 건물안을 수색해, 어느정도 증거가 확보되면 논쟁에 들어간다.

주인공은 기억이 없다라는 설정 때문에 기본적으로 살인마 의혹을 깔고 시작하므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진짜 살인마를 찾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논쟁은 거의 주인공 주도로 흘러가는편.

여기서 아쉬운 점은 단간론파는 모든 등장인물이 나름대로 증거를 제시하고 추리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은 주인공 외엔 거의 허수아비 수준이라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다.


그야말로 풍족하게 남아도는 증거를 이용해 살인마를 지목하면 게임 클리어.


그리고 아무리봐도 단간론파에서 본것 같은 처형신으로 하나의 챕터가 마무리 된다.
물론, 살인범 하나 잡았다고 그대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 게임을 하면서 줄곧 느낀것은 정말 단간론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간론파의 표절작이나 아류작이라고 폄하 하는 적은 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간론파에서 시스템 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용해 오긴 했지만, 어쨌든 내용은 전혀 다른 내용이기도 하고, 수십시간을 플레이 해야하는 덩치큰 게임에서 핵심적인 요소만을 잘 빼와서 쉽고 간단하게 즐길수 있는 스마트폰용 게임으로 잘 재구성했다는 느낌이다.

스토리는 너무 일방통행식 진행이라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나름 흥미진진해서, 솔직히 꽤 재미 있었다. 엔딩이 좀 흐지 부지하고 트루엔딩도 너무 진부한 감이 좀 있기는 했지만 ...

전체적으로 너무 짧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좀 들지만, 무료게임으로 이정도면 무난하지 않나 싶다. 혹시라도 후속작이 나오면 그것도 좀 무료로 풀어 줬으면 ... 하는 바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