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1일 목요일

게임 : 레이싱 게임 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한 "CSR Racing 2"


난 레이싱 게임에 조금 애증이 있는 편인데, 잘하고 싶은데 도무지 잘안되는 게임중 하나라서 그렇다.

레이싱 류의 게임을 보면 그냥 왠지 한번 해보고 싶은데, 막상 해보면 뜻대로 잘 안되서 짜증만 내다 그냥 내팽겨쳐 버리는게 옛날 부터 반복되어 왔다.

이번에 해본 "CSR2" 라는 게임도 아마 똑같은 과정을 밟지 않을까 싶다.

일단 게임을 처음 해본 감상은 "이야~~ 요즘 폰 3D 성능도 제법 괜찮은데?" 싶은 느낌. 예전에 PC 론 꽤 높은 사양의 그래픽 카드를 써야 볼수 있었을 법한 차량 모델링이라서 왠지 눈이 호강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문제는 그게 다라서 문제.


이 게임의 주 컨텐츠는 2대의 차량이 "직선" 주로를 달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드래그 레이싱" 이다. 그런데, 이 "드레그 레이싱" 외에는 다른 게임 모드가 아무것도 없다. 진짜 게임 모드는 딱 이거 하나.


물론 온라인 대전을 비롯해서 레더, 미스터리 레이싱, 팀 레이싱 ... 등등이 있긴 있으나 이 모두가 "1:1 드래그 레이싱" 이다. 모든 경기가 "1:1 드래그 레이싱" 으로만 치뤄진다. 하다 못해 "2:2" 라던가 곡선 주로라던가 하는것 따위는 정말 전혀 없고 오직 "1:1 드래그 레이싱" 만 존재한다. 그것도 오직 "직선" 만...


플레이어가 개입하는 것은 오직 "스타트" 그리고 "기어 변속" 뿐. 그리고 추가로 "질소 부스터" 를 사용할 타이밍 정도가 있다.

쉽게말해 운전대가 없는 레이싱이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할 일이 딱히 없다.

음... 이걸 과연 레이싱 게임이라고 해야 할런지...

물론 두대의 차가 달려서 승패를 겨루는 게임이니 레이싱이라고 할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하는 일이라곤 타이밍에 맞춰 화면 두세번 두들겨 주는게 이 게임에서 할수 있는 전부라서 플레이어가 레이싱을 하는 운전자라기 보다는 그냥 구경꾼에 가까운 느낌이다. 아니면 타이밍 맞춰서 기어 변속을 해 줘야 하니 리듬 액션 게임 쯤 될라나?

게다가 경쟁 차량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상대방 차량이 뭘하든 내 차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상대방 차량이 뭘하든 말든 나만 그냥 상대 차량 기록보다 빨리 달리면된다.

그런데, 똑같은 게이머가 똑같은 차량을 똑같은 길에 똑같은 방식으로 운전하는 것이라서 몇번을 반복하든 비슷한 기록이 나온다. 처음에야 조작에 익숙치 않아서 조금 오차가 생기지만 몇번 반복하다 보면 그게 그거. 말하자면 플레이어의 "실력" 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고, 그 때문에 승패에 "변수" 가 거의 없다.

하지만, 언제나 두 차량이 언제나 각각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이걸 해결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업그레이드".


사실상 레이싱의 승패는 게이머의 실력이라기 보다는 차량의 등급, 그리고 그 차량을 얼마나 충실하게 업그레이드 했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물론 어느정도는 게이머의 실력도 전혀 영향이 없는것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하여간, 이 게임은 차량 구매 -> 1:1 드래그 레이싱 -> 업그레이드 -> 1:1 드래그 레이싱 -> 새차 구매 -> 1:1 드레그 레이싱 -> 업그레이드 -> 1:1 드래그 레이싱 -> 업그레이드 ... 의 무한 반복이다.

기어 변속 타이밍이나 부스터 사용 시점 결정 등으로 미세하게나마 플레이어의 실력이 영향을 미친다곤 하지만 그래봐야 차량 등급이나 업그레이드 차이를 초월할 정도는 아니라서 게임에서 이기려면 무조건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하고, 이 업그레이드 비용을 벌기위해선 똑같은 차량으로 똑같은 직선 주로를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반복해서 달려 계속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내가 수없이 레이싱을 반복하면서 든 생각은 그냥 "자동 변속 기능좀 만들어 주면 안될까?" 하는 것이었다. 자동 변속 기능만 있으면 굳이 귀찮게 화면을 두드릴 필요없이 켜놓기만 하면 알아서 돈을 벌어 줄텐데 ...

어차피 업그레이드 변동이 생기지 않는 이상 레이싱 방식도 기록도 언제나 같은데 내가 왜 이걸 이렇게 무의미하게 똑같은 레이싱을 반복해야 하지? ... 싶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계속 똑같은 레이싱을 하다 보니 이젠 옆에 경쟁 차량이 뭘하는지 1도 신경도 안쓰인다. 

차량끼리의 상호 작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옆차가 몇초에 결승선을 주파하는지(즉, 성능)만 알면 그 뒤론 그 경쟁 차량이 있건 말건 내 알바 아니다. 그냥 현재 내 차량이 그 기록을 낼수 있는지만 가늠해 보면 된다. 만약 그 기록을 낼 성능이 아니라면 제아무리 용을 쓰고 타이밍 잘 맞춰 몇번을 도전해봐야 어차피 못이긴다.

쉽게 말해 이 게임의 재미 요소는 "레이싱" 그 자체라기 보다는 "차량 구매" 와 "차량을 업그레이드" 하는 재미다. 이게 재미가 없다면 아마 이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긴 좀 어려울껄?


결론적으로 말해 현실에서 가질수 없는 "드림카" 를 가상의 세계에서나마 내차로 구매해 볼수 있다라는 것에 즐거움을 느낄수 있는 사람이라면 해 볼만한 게임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해봐야 그냥 시간 낭비라는게 내 생각이다.

차량 업그레이드 수준을 경쟁하는 게임이므로 운전 자체의 재미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스토리 모드도 있기는 하지만 딱히 궁금한 스토리는 아니라서 패스...


아... 그리고... 폰 레이싱게임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운송" 이라는 요소는 여기서도 건재하다. 그래도 이 게임은 운송에 며칠씩 걸리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 (T3 까지 밖에 안해봐서 그 이상가면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운전에 관심이 있지 차량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별 미련없이 손쉽게 접을수 있는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