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일간의 긴 여행중 마지막날이다. 3일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는데 한국을 떠난지 얼마 안지난 느낌이다.
오늘은 날씨가 안좋은것인지 아침부터 안개가 뿌옇게 끼어 있다. 여행의 마지막을 좋은 날씨와 보내고 싶은데...
호텔의 아침은 언제나 조식 부페로 시작한다. 부페의 메뉴는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서 뭘 먹을지 좀 고민하게된다.
이것 저것 고민을 해봤지만, 딱히 식욕이 없어서 그냥 빵과 커피. 그리고 과일 이것 저것으로 대충 때운다.
식사를 대충 때웠더니 시간이 많이 남아서 호텔 뒷쪽으로 어슬렁거리며 산책을 했다. 뒷쪽에 큰 강이 있어서 평소같으면 경치가 좋았을것 같은데, 오늘은 안개가 너무 심해서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좀 아쉽다.
다행이 아침 안개였던듯. 우리가 출발할 무렵에는 깨끗하게 하늘이 개었다.
오늘의 첫 여행지는 하이반 언덕.
죽기전에 가봐야할 "세계 10대 비경" 이라고하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어디서 공인해주고 뭐 그런것은 아닌듯... 솔직히 말해 넓고 탁트인 시야가 시원하긴 한데 "비경" 이라고 할만큼 멋진곳은 아니다.
산 꼭대기에 올라가면 작은 휴게소 같은 곳이 있다.
우리나라의 휴게소에 비하면 너무 규모가 작아서 우리나라의 휴게소 시스템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다시한번 체감하게 되는 곳이다.
휴게소 안은 우리나라의 관광지와 비슷한 느낌의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여럿있다.
기념품으로 뭔가 좀 살까 싶어 둘러보았지만, 뭔가 베트남 특유의 느낌이나는 기념품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도 다 팔것 같은 느낌의 기념품들...
거의 악세사리 종류의 기념품이라 남자 입장에선 딱히 끌리는 것은 없었다.
신기했던것은 근처의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한글로 안내문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확실이 한국사람이 많이 오기는 오나보다.
휴게소 맞은편에는 높다란 언덕이 있고 그 위에 뭔가 정체를 알수 없는 건물이 있다.
이곳이 전략적 요충지이다 보니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흔적이라고 한다.
뭔가 알수 없는 글이 잔뜩 쓰여진 표지석.
언덕은 그다지 높지 않아서 대충 10~20분 정도면 올라갔다 올수 있다. 경사도 그다지 가파르지 않아서 좀 나이드신 어르신들도 별 무리없이 올라갔다 올수 있을 정도.
올라가다 보니 여기가 외국이다 싶은 느낌의 휴지통이 귀엽다. 참 별것아니지만 이런 소소한 느낌이 외국 여행의 재미이지 않은가 싶다.
베트남전의 격전지라고하지만 특별한 건물이 있는것은 아니라서 그다지 볼것은 없다.
그래도 그 당시 사용하던 참호 같은것이 이곳이 예전 전쟁터였음을 말없이 알려주는것 같아 비장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의 휴전선을 가면 이런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언덕 위에서 보는 휴게소의 전경.
아래에서 볼때도 별로 큰 규모가 아닌것 같았는데, 언덕 위에서 보니 정말 조그만 휴게소다.
기념 사진 몇장 찍고 짧게 언덕위를 구경하고 내려왔는데, 마침 야자 열매를 파는 곳이 있었다. 예전에 야자 열매를 먹어본적이 없어 호시심에 하나 사서 먹어 보았다. 그런데...
그냥 커피 드세요. 두번 드세요.
내가 상상하던 그런 맛이 아니다. 미지근한 소금물 같은 느낌? 하여간 맛없다.
야자 열매 실망이야...
사람 구경하러 다니다보니 가게에서 키우는 개한마리가 더운 날씨에 지친듯 졸고 있다. 더운 날씨에 너도 참 고생이다.
커피한잔하며 몸을 식히는 사이 하나둘씩 일행들이 돌아오고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타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