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 나쁘지는 않는데 그다지 크게 인기를 끌었다고 평가하기도 조금 애매한 정도? 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올해 본 드라마 중 최고 명작들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싶다.
"제시카 존스" 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꽤 갈릴듯한 드라마다. 왜냐하면 장르가 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 흔히 생각하는 그런 "슈퍼 히어로" 드라마는 아니다.
드라마는 도입부 부터 유화느낌의 인트로를 시작으로 뭔가 요상한 분위기를 한껏 조성하는데, 도입부만 그런것이 아니라 드라마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 드라마와는 아주 완전히 다른 전개로 진행된다.
여성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인지 일단 액션씬(전투씬)이 그다지 등장하지 않는데, 애초에 제시카 존스라는 주인공이 "슈퍼 영웅" 이기는 한데 그다지 초능력이 강한 편이 아니다.
그저 일반인보다 좀더 힘쎈 수준?
그렇다보니 달려가는 차를 맨손으로 세운다던가, 자물쇠를 맨손으로 부순다던가, 2~3층 되는 건물을 뛰어 올라간다던가 하는 정도 밖에 못한다. 총알도 못막고 칼에 찔리면 바로 응급실로 실려가야 한다.
드라마 전반적으로 "슈퍼 히어로" 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슈퍼 히어로" 드라마 라기 보다는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스릴러" 라는 느낌이 강하다.
비슷한 드라마를 예를 들자면 "X-파일" 정도?
주인공이 "슈퍼 히어로" 인데도 별로 "슈퍼" 하지 않은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초능력이 없는것은 또 아니라는 애매한 분위기가 이 "제시카 존스" 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랄 수 있겠다.
특히 제시카 존스 역을 "크리스틴 리터" 가 맡았는데, 이야... 이렇게 배역에 딱 맞는 캐스팅이라니...
어린시절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는 불행한 사고를 격고도 그 과거를 늠름히 극복하여 사설 탐정으로 왕성히 활동하는 청순하고 매력적인 여성으로의 모습과...
협박, 불법침입, 재물손괴, 절도, 민간인 폭행 등등을 너무 뻔뻔하게 저지르는 4가지 없는 모습을 아주 자연스럽게 연기해 준다. 연기가 아니라 평소에 저렇게 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
특히 불행한 어린시절의 영향인지 극도의 염세주의자적 성향이 강해서 "제시카 존스" 의 모든 대화가 일단 삐딱하게 깐죽거리며 진행되는데 저걸 참고 들어주는 주변 사람들이 참 용하다 싶은 생각이든다.
그러면서도 누가 불쌍하게 도움을 구하면 그걸 또 차마 거절 못하는 허당스러운 모습이 은근히 꿀잼...
하여간 이 드라마의 재미의 반은 "제시카 존스" 혼자서 뽑아 준다고 봐도 과연이 아닐 정도로 제시카 존스 혼자서 궁시렁 대는 꼴을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그리고 재미의 나머지 반을 "퍼플맨(킬그레이브)" 이 뽑아 준다.
참고로 "퍼플맨" 이라는 이름에서 보다시피 원래 원작에선 온몸이 보라색인 악당. 하지만, 드라마에선 온몸이 보라색이라는 설정은 너무 만화 같다고 생각했는지 그런 설정은 없어지고 겉으로는 일반인 하고 똑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그리고 드라마 중에선 "퍼플맨" 이라는 명칭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킬그레이브" 라는 이름만 사용한다.
이 "킬브레이브(퍼플맨)" 이라는 악당은 마블 세계관에서 제법 유명한 악당으로 마블 악당 중에서도 "제일 잔인한 악당(미친놈)" 중 하나로 통하는데, 얼마나 잔인한지 "닉 퓨리" 조차도 차마 못써먹었던 인물.
이 자의 능력은 "마인드 컨트롤" 인데, 그의 목소리가 닿는 위치에 있다면 이 세상 그 누구라도 복종하게 만들수 있다.
문제는 이 능력이 일반인 뿐만 아니라 "슈퍼 히어로" 에게도 통한다는 것. 그래서 원작 만화에선 이 능력으로 한때 거의 세계 대전 수준의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악당이다. (드라마에선 아님, 그냥 잡범 수준)
이 "킬브레이브" 를 "닥터후" 의 "닥터" 로 유명한 "데이비드 테넌트" 가 맡았는데...
이야... 닥터를 연기할때도 살짝 그런감이 있었지만, "데이비드 테넌트" 에게 이런 미친놈 연기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
퍼플맨이라는 악당이 강력하긴하지만 다른사람의 정신을 조종할 수 있다는 점 빼고는 별다른 능력이 없어서 드라마의 주연으로는 좀 약하다 ... 싶은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걸 "데이비드 테넌트" 가 연기력으로 커버해 버렸다.
원작 만화하고는 조금 성격이 다르게 "약간 미친놈" 과 "약간 돌은놈" 을 적당히 섞어 놓은듯한 "데이비드 테넌트" 의 "퍼플맨" 은 한편으로는 아주 웃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소름이 돋도록 섬찟하게 미친놈 연기를 잘 소화해 냈다.
저 선량한 얼굴로 말로는 차마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잔인한 명령을 태연히 내릴때면 "이야... 저 사람 정말 연기 잘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아마 "데이비드 테넌트" 가 "퍼플맨" 역을 맡지 않았다면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을 듯...
마인드 컨트롤 능력을 사용해서 경찰서까지도 제 집 드나들 듯 다니며 얄밉게 깐죽거리는 재수 밥맛의 "킬그레이브" 와...
그런 그를 아주 대놓고 "극혐" 하는 제시카 존스의 케미는 정말 극강의 재미를 선사해 준다.
아주 잔인한 19금 스릴러물인데도 불구하고 은근히 웃기기도 한것이 "제시카 존스 시즌1"의 매력이다. (주의: 성적 묘사가 제법 나오므로 이어폰으로 감상하길 추천함)
드라마의 주된 줄거리는 "제시카 존스" 에게 집착하는 "킬그레이브" 의 구애작전 쯤 되는데, 한때 킬그레이브에게 지배되어 거의 (성)노예 수준으로 착취되다 겨우 지배에서 탈출한 제시카 존스는 어떻게든 저 놈을 감옥에 쳐 넣을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하지만, 킬그레이브는 말로 명령만 내릴 뿐, 직접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기에 범죄사실을 증명하기가 너무 어렵고, 게다가 그의 명령은 이 세상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 그렇기에 주변의 친구나 가족도 믿을 수가 없다. 그의 명령 한마디면 제아무리 화목한 가족도 서로 총질하게 만드는것 쯤은 아주 쉬운일이다.
이런 난공불락의 악당을 어떻게 처치할 수 있을까?
드라마 후반 까지도 딱히 공략 방법이 없어 지루하고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나름 깔끔한편. (약간 설명이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긴하지만...)
이대로 시즌1이 끝난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딱 좋게 시즌1을 끝냈다.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선 드물게 속시원히 해결을 보기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강추!!
정말 드라마가 이정도만 되면 아무 불만이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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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즌 2 는 왜 그렇게 죽을 쒀놨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