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7일 목요일

영화 : 비오는 날의 작은 기적. "지금 만나러갑니다. (2004)"

이 영화를 처음 볼때부터 들었던 의문은, "왜 제목이 '지금, 만나러갑니다.' 일까?" 였다.

제목을 지을때 아무 제목이나 지었을리는 없고 뭔가 의미를 가지고 지었을텐데, "지금 만나러 간다" 라니... 도무지 제목의 의미를 알수 없었다.

영화의 대략적은 줄거리는 이미 알고 있다. 

1년전 사망한 어머니 이자 아내가 약속대로 1년후 장마에 기적처럼 돌아온다는 얘기...


영화는 들었던 얘기대로 흘러간다. 장마가 시작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은 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며 엄마를 기다린다. 그리고...


영화는 기적을 일으켜 정말로 죽었던 엄마를 아이에게로 돌려 보내 주었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비현실적이지만 어쨌든 이루어 졌다.

그런데, 엄마는 어째서인지 기억을 잃은채 돌아 왔다.
그렇기는 하지만 어쨌든 다시 돌아왔다.

부족하지만 만족스러운 기적... 이것으로 이미 영화는 모든것을 이룬 듯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끝이나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이어진다.
비극을 만날때까지 멈추지 않을것 처럼...

"어째서 '지금' 만난거지?"

내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돌아온 엄마는 왜 기억을 잃은 것일까?

이야기 대로라면 엄마는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 가야 할텐데... 그냥 헤어지는 것을 끝이 나는 걸까?

많은 의문이 남지만 내 의문을 뒤로 한채, 영화는 잔잔하게 다시 시작하는 가족들의 일상을 잔잔히 비춰주기 시작한다.


기억을 잃은 엄마와 다시 사랑을 하는 가족들...


한번 사랑을 했던 이들은 원래 그러기로 예정되었던 것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

영화속 가족은 행복해 보이지만, 그것을 보고 마냥 좋아 할수 만은 없는 것은 이 이야기가 결국은 별로 좋지 않은 결말로 끝을 맻을 운명이라는것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 끝 쯤에 가서야, 어째서 "지금 만나러" 가는지를 얘기해 준다.

결국 기적이고 운명이고 ... 이런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시간은 흐르고 운명처럼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누구나 각자 사정이 있고 환경이 다르고 어려움을 격고 ... 그러면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중요한 것은 "결정" ... 혹은 "선택"...


우리 부모님도 결국은 어떤 "결정" 으로 만나게 되셨을 것이고, 그 결정은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찬찬이 그 결정의 시간에 다다르는 과정을 보여주며 끝을 향해 달려간다.

죽은 엄마가 다시 돌아 온것도, 기억을 잃고 돌아온 엄마에 아빠가 찬찬히 옛 추억들을 떠올려 준것도, 다시한번 행복한 시간을 가진것도... 마침내, 모두 이 한마디에 귀결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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