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0일 목요일

여행 : 새해맞이 베트남 다낭 여행기 - 3일 (4) 후에시 시클로 & 아오자이 쑈

3일째 여행도 마무리에 접어 든다. 

일단 예약된 호텔에 가서 각자 짐을 정리하고 저녁 일정을 시작한다.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이 "흥왕 호텔" 인가 그렇던데... 정확히 잘 기억 나지는 않는다.


이전에 다낭에 머물렀던 호텔보다 조금 더 오래된 느낌의 호텔이다. 현대식 느낌의 이전 호텔 보다는 좀더 베트남 같은 분위기가 나서 개인적으로는 여기가 더 좋았다.

단지, 다낭의 호텔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그런지 와이파이가 쾌적하게 잘 잡혔는데 이번 호텔은 와이파이가 잘 안잡히거나 잡혀도 너무 느리다는 게 좀 안좋았다. 그것 외에는 달리 불편한 점은 없는편.


바닷가인 다낭은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한데, 후에는 내륙 지방이라서 그런지 다낭 보다는 좀 더 일상적인 베트남의 느낌이 난다.


호텔에서 잠시 쉬었다가 후에 시내로 식사를 하러 간다.
오늘의 저녁은 무려 "삼겹살" !!!


우와... 베트남에서 삽겹살을 먹게 될 줄이야...

한국을 떠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딱히 한국 음식이 그립지는 않는데, 일단 삼겹살은 언제 먹어도 환영이다.


삼겹살에 곁들이는 주변 반찬들이 한국 식재료랑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일단 삼겹살에 김치만 있어도 얼마든지 맛있게 먹을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안그래도 저녁 시간인데 왜 이렇게 다른 손님들이 없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밥을 먹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금방 알수 있었다.

덥다!!! 더워!!!!!!! 더워 죽을것 같다.

기본적으로 30도는 넘는 지역에서 식탁에 불 활활 피워놓고 삼겹살을 꾸워 먹는게 얼마나 미친짓인지 이번에 아주 절실하게 실감을 했다.

삼겹살 자체는 맛있는데 뜨거운 불앞에서 뜨거운 고기를, 뜨거운 된장국을 먹고 있으니 더워 미칠것 같다.

이 맛있는 삼겹살을 외국에선 왜 안먹는 것일까... 하고 항상 궁금해 했었는데, 이번에 그 의문이 화~~악 풀렸다. 역시 각 지역의 환경에 맞춰서 먹는 음식도 달라지는 법인가 보다.

베트남에선 삼겹살이 안어울린다.

난 미친듯이 고기를 흡입하고 탈진하기 전에 얼른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그나마 좀 시원하다.


저녁 식사 다음 일정은 그 유명한 "씨클로" 다.

쉽게 설명해서 자전거 앞에다 손님을 태우는 자전거 택시 쯤 되겠다.


인력거 비스므리한 자전거에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사람을 태우다 보니, 보기에는 재미있어 보이는데 막상 타보면 뭔가 불안 불안하다.

가이드는 사고난 적은 없으니 안심하시라는데... 그래도 불안...

하지만, 처음엔 불안해도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그럭 저럭 괜찮다.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차가 와서 박는게 아닌이상 크게 다칠일은 없을것 같아 속도에 조금 적은 되면 그 다음 부터는 마음 편하게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다.

그렇기는 한데, 관광 상품이라지만 냉정하게 애기해서 그냥 시내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것일 뿐이라서 그렇게 아주 재미있다... 싶은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낮선 베트남 시내 골목을 이리저리 다니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 알수 없는 베트남어 사이에서 낮익은듯 뭔가 어색한 한글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골목길은 그나마 괜찮은데, 아예 큰길로 나와서 버스랑 차량과 섞여 다닐때는 정말 이래도 돼나 싶은 생각이 든다.


큰 차들이 바로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다니니 안전상 조금 불안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생에 한번 쯤은 타볼만한 좋은 경험이었다.


이렇게 쌩쌩 달려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아오자이 쑈" 로 간다.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아오자이 쑈" 극장. (아오다이 아님, 아오자이 맞음)


처음의 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뭔가 한국의 캬바레 이런 비슷한 느낌도 나고, 게다가 아오자이 쑈라고 해봐야 뭐 볼게 있겠나 싶었으니까.

왠지 관광지에서 무슨 무슨 쑈... 이러면 부정적인 느낌밖에 안든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 볼만했다.

관광지 하면 흔이 떠올리는 노래하고 춤추고 하는 그런 쑈는 아니다. 물론 노래와 춤이 어느정도 나오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오자이의 역사" 를 알려주는 내용이 주 내용이라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와서 봐도 괜찮을 만큼 건전한 내용이다.


한국인 대상으로 하는 쇼인지 나레이션도 한국어로 진행되기에 내용을 이해하는데도 문제 없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충 기억나는대로 써보면...

"아오자이" 는 "긴옷" 이란 뜻으로 왕이 간편하게 입는 옷 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즉, 최초에는 남성용 옷이었던 것. 그런데, 이 옷이 궁녀들에게 퍼지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여성복으로서 많이 발전하게 되는 바람에 현재는 아오자이를 여성용 옷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여성용 남성용이 다 있다고 한다.(기억나는대로 대충 적은것이라 일부 잘못된 점이 있을수 있음)

이런식으로 아오자이의 처음 유래부터 원래 주로 사용되었던 왕가의 복장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전파된 과정을 간략하게 보여준다.

아오자이가 처음 시작되었던 시절 왕가의 예복까지 재현해서 보여주기에, "아오자이 쇼" 라기 보다는 "베트남 역사 체험" 같은 느낌이다.


사진에 보다시피 "아오자이" 는 어깨로부터 발밑까지 길게 이어진 옷을 말하는데,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비슷한 형태의 옷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까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오자이와는 좀 다른 느낌.


근대에 와서 어떤 학교의 교복으로 쓰이면서 부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오자이의 모습과 비슷해 진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뭔가 좀 흥겨운 느낌의 베트남 노래를 불러주며 고대 왕가 시절의 아오자이 부터 현대 디자인의 화려한 아오자이까지 마치 패션쇼를 하듯 관객들 사이를 걸어서 자세히 보여주는데, 몰랐던 아오자이의 역사를 알게되어서 참 흥미로웠다.

다낭 여행을 하면서 베트남을 가장 가까이 본듯한 느낌이라서 보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쇼는 1시간 좀 넘게 진행된것 같은데, 이제 좀 피곤하다... 싶을때 쯤 끝나서 딱 좋았다.

마치고 나오면 쇼를 진행했던 연기자들이 입구에서 손님들을 전송해 주는데, 이때 사진 같이 찍기를 요청하면 흔쾌히 응해 주므로 아오자이에 관심이 있다면 기념삼아 사진 한장쯤 찍는것도 좋을 듯 하다.


쇼는 재미있었지만, 어쨌거나 밤은 깊었고, 오늘 하루도 끝이 났다.

베트남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것 같은데 벌써 내일이 마지막 여행이다. 벌써 쓸쓸한 느낌이 드는 듯하다. 그래도 오늘은 피곤하니 얼른 씻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