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드라마는 "디펜더스" 다.
이전에 "데어데블 시즌1 / 시즌2" 를 리뷰했는데, 왜 "데어데블 시즌3" 가 아니라 "디펜더스" 냐 하면, "데어데블 시즌3" 가 "디펜더스" 의 마지막 장면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미드의 이상한 추세인데, 세계관을 공유하는 특정 드라마 끼리 이야기를 엮어 버려서 드 관련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데어데블 시즌3" 는 "디펜더스" 의 끝장면에서 이어지니 그나마 양호한편, "플래쉬" 와 "애로우" 의 경우 아예 특정 이야기의 "상편" 은 "플래쉬" 에서 "하편" 은 "애로우" 에서 진행해서 특정 드라마 한쪽만 보면 아예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어쨌든, "데어데블 시즌3" 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디펜더스" 를 안볼수가 없다.
문제는 "디펜더스" 는 쉽게 말하면 "어밴져스" 의 열화판, "우리동내(뉴욕) 지킴이" 이라고 할수 있는데 ... 이말인즉슨,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 영웅들의 드라마들 먼저 보지 않으면 "디펜더스" 를 제대로 이해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다른 드라마들을 보지 않은채 "디펜더스" 를 보면, "재들이 도대체 왜저러는거냐?" 싶은 장면이 많다.
하지만, "디펜더스" 는 데어데블 스토리와 상당히 연관이 많으므로 데어데블을 이전에 봤다면 여기에 등장 인물들의 약간의 추가 정보만 알고 있으면 이전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대충 이해 할수 있으니 간단히만 알아 보고 가자.
첫번째 영웅. 우리의 착한 영웅 "데어데블".
- 어린시절 교통사고로 시력을 상실하고, 피나는 수련으로 초감각을 가지게되었다.
- 이전 시즌에서 사랑하는 연인(일렉트라)을 잃어 마음의 상처가 심하다.
- 히어로 때려칠까 생각중.
두번째 영웅. 은퇴한 수퍼영웅 "제시카 존스".
- 어릴때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알수 없는 이유로 힘쎄고 강한 여자가 되었다.
- 어설프게 슈퍼 히어로짓을 하다가 정신조작을 할수 있는 악당(퍼플맨)에게 잘못걸려서 (성)노예로 이용된 바람에 마음의 상처가 심하다.
- 히어로짓 때려치우고 도망갈 생각밖에 없음.
세번째 영웅. 최고의 탱커 "루크 케이지".
- 정체 불명의 조직에게 실험을 당한 뒤, 몸이 총알도 뚫지 못할 정도로 단단해 졌다.
- 그냥 기족들이나 지키며 검소하게 살고 싶은데, 어쩌다 보니 누명도 쓰고 감옥도 갔다오고 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상태.
- 내 앞가림하기도 벅참.
네번째 영웅. "아이언 피스트"
- 이런... (심한욕)
- 어릴때 비행기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곤륜" 이라는 전설속의 지역에 떨어져 그곳에서 살다 수련하고 마침내 "아이언 피스트" 를 전수 받는데...
- 자신이 없는 사이 "곤륜" 을 파괴한 "핸드" 라든 조직에게 복수하려고 날뛴다.
- "내가 짱쎔. 내가 다 해치울꺼임" 이러는데, 잠깐 한눈판 사이에 보면 구석에서 얻어 맞고 있다.
- 무뇌 어른이.
일단 이정도만 알아도 "디펜더스" 를 보는데 별 지장은 없을 것이다. 애초에 디펜더스의 이야기는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다. 복잡한것은 디펜더스의 이야기가 아니라 각종 배경 설정과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사연들이다.
위의 얘기만 봐도 알겠지만, 저 네명의 정보만 봐도 "대환장 파티" 가 예상되지 않는가?
실제로 그렇다.
등장하는 히어로들이 모두가 하나같이 제 앞가림하기도 힘들어서 히어로짓 때려칠 궁리밖에 안하는 인물들이다 보니, 협력이란게 제대로 안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좋은 사람들이라 어려운 사람들을 완전히 외면하지는 못하고 그냥 살짝 좀 도우려는데, 적이 같다보니 어찌어찌하다 서로 만나게 된다.
의도적으로 모인게 아니라 도중에 우연히 만나게 된것.
그런데 이왕 모인김에 적도 같겠다 서로 힘을 합해 싸우면 좋을텐데, 모두가 다 히어로로서 활동하다 주변의 사람들을 많이 다치게 했던것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사람들이라서 주변 사람을 끌어들이는것에 극도로 거부감을 보이고, 그러다보니 서로 협력하는게 아니라 "이건 내 알바 아니다" 라던가 아니면 "내가 해결할테니 다른 사람들은 빠져" ... 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것은 이전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잘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서 이전 드라마를 보지 않은채 디펜더스를 보면 잘 이해가 안되는 장면이다.
그냥 마음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아이언 피스트는 아예 아무 생각이 없고...
"곤륜" 에서 추방된 "장로" 이자 "배신자" 들인 이들은 뉴욕의 지하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차근 차근 일을 벌려 나간다.
이 과정에서 이전 "데어데블 시즌2" 에서 사망했던 일렉트라가 부활한다. 그리고, 부활의 휴유증으로 모든 기억이 초기화된 그녀는 핸드 하수인으로서 우리 영웅들을 공격한다.
이렇게 악당들이 착착 일을 진행 하는 동안 우리 영웅들의 행보는 그냥 답답함 그 자체인데, 애초에 할맘이 없는 사람들을 모아 놓으니 협력이 안되고 그냥 따로 따로 놀고 아이언 피스트는 사고만 치고 다닌다.
여기서 디펜더스의 가장 큰 단점이 나오는데...
아이언 피스트가 너무 허접하다.
원래 설정대로라면 "곤륜" 의 후계자인 아이언 피스트가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아무런 초능력도 없는 데어데블이 거의 싸움의 주력으로서 역할을 하고 다른 초능력 영웅들은 그냥 데어데블을 보조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데어데블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냥 좀 강한 일반인 수준, (초능력도 있는데) 네명이 다 덤벼도 일렉트라 하나도 못막는다.
마블의 영화나 드라마가 코믹스의 영웅들을 등장 시킬때 설정보다 많이 약화 시켜서 등장하는 편이긴 하지만, 여기선 약화 시켜도 너무 약화 시킨듯 보인다.
쟤네들이 "슈퍼" 영웅들이 맞나 싶을 정도.
그나마 맨몸으로 총알을 막아줄 수 있는 "루크 케이지" 가 "탱커" 로서 좀 "슈퍼 히어로" 다운 역할을 해 줄 뿐이다.
그 중에서 아이언 피스트는 약화된 정도가 너무 심해서,
원래는 "아이언피스트 >>>>>>> 루크케이지>제시카존스>데어데블" 이어야 하는데....
드라마에서는 "데어데블 >> 루크케이지>제시카존스>>>>>>>>>>>>>>아이언피스트".
아이언 피스트는 그냥 주먹이 번쩍이는 일반인이다.
곤륜의 후계자라면서 아이언피스트도 제대로 컨트롤 못해 어쩌다 한번씩 번쩍 거리며 사용하고, 아이언 피스트를 사용 안하면 일반인 몇명도 감당 못해서 쩔쩔 매는데 곤륜의 후계자가 저따위라면 멸망당하는것도 당연한 일인것 같다.
아니, 도움이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납치를 당해서, 구출 하는것이 아니라 구출을 당하는 아주 환장 할 상황을 만들어 준다.
원래 "핸드" 가 "곤륜" 에서 추방된 자들이고 이번 이야기에서 "핸드" 들이 구하고자 하는것은 "곤륜" 의 "유물". 그리고 "곤륜" 의 "후계자" 인 "아이언 피스트" 가 "핸드" 로 부터 그 "유물" 을 지키는 이야기 이므로 "아이언 피스트" 가 "주인공" 이여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주인공은 커녕 짐짝 취급도 못받는다.
어처구니 없는 점은 애초에 아이언 피스트가 뉴욕에 오지 않았으면 핸드가 꾸미는 모든 일들이 아무 소용 없는 헛수고 였을 것 이라는 점.
드라마는 원래라면 가장 약체였어야할 데어데블이 가장 화려한 활약을 보여주며, 이야기의 거의 대부분이 데어데블의 사랑얘기에 할당된다.
주된 스토리는 "핸드" 가 뉴욕 지하의 유물을 발굴하려고 하고 "디펜더스" 가 막는다. 라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인데 이걸 8화나 만들다 보니 이야기 진도가 너무 느리고 쓸데 없는 이야기들이 많다.
드라마를 "2배속" 으로 봤는데도 진행이 느리다고 느낄정도.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정규 드라마라기 보다는 4명의 영웅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판을 벌리는 "팬서비스" 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전체 이야기중 4명의 영웅이 모이는 과정과 그 4명이 아웅다웅하는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고 그 나머지가 "핸드 와의 결말", "일렉트라와 데어데블의 재회" 로 채워지는데 ... 차라리 "디펜더스" 가 아니라 "데어데블 시즌2.5" 로 알고 보는 편이 속편하다.
나의 경우는 디펜더스를 보지 않으면 이어지는 "데어데블 시즌3" 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니 어쩔수 없이 보기는 했지만, 데어데블과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의 팬이 아니라면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는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