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1일 일요일

Game : Legendary Warriors - 게임좀 하게 해주세요

얼마전 앱스토에 오늘의 게임으로 꽤 신선한 느낌의 게임이 나타나 있었다.


바로 "Legendary Warriors"

이 셀애니메이션 같은 미려한 캐릭터 이미지에 꼬득여서 두번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설치해서 게임을 해봤다. 표지 이미지만 보면 정말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가?

실제로 해본 느낌은?
글쎄... 뭐랄까...

이거 정말 호불호가 심각하게 갈릴만한 게임이다.
재미 있다고 하기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재미 없는 게임이다 ... 라고도 못하겠다.
나름 매력있지만, 남들에게 추천하기는 좀 그렇다... 싶은 게임이랄까?

일단, 게임 자체는 매우 심플하다.


"사포" 라는 주인공이 있었다.
세계는 어느날 난데없이 등장한 "아르고스" 라는 적에게 공격당해 모든 "낮"을 잃고 온 세상은 이제 낮이 없는 "밤" 만의 세계가 되어 버렸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사포의 마을은 아르고스의 공격으로 모든 불을 빼았기고, 그 과정에서 사포의 동생이 아르고스에게 끌려가 버린다.

이제 사포는 아버지의 유품인 검을 들고 동생을 구하러 여행을 떠난다.

.....

이렇게 아주 매우 많이 무난한 스토리로 시작하는데, 폰 게임들이 다 그렇듯이 스토리가 중요한 경우는 별로 없다. 그냥 게임만 재미 있으면 되는것 아니겠나? 뭐... 소설 보는것도 아닌데...

하지만, 일단 이 게임 최고의 장점은 이 스토리에 걸맞는 고전적인 분위기의 연출이다.

빛을 잃은 세계라는 설정때문에 시종일관 우중충하게 빛바랜 풍경을 배경으로 게임이 진행되는데, 마치 고전 영화라도 보고 있는듯한 고풍스러운 느낌의 캐릭터들이 이 어둑 어둑한 화면속에서 걸어다니는것을 보면, 그냥 그것만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첫째로 호불호가 갈릴만한것은 지루한 전투 방식.

이 게임 진행은 현재 마을에서 다음 마을로 진행하기 위해 길목마다 전투가 예정되어 있고 그 전투에 투입될 전사를 현재 가지고 있는 전사중에서 선택해서 전투를 치른다.

이런 식으로 마을과 마을 사이를 진행하며 전투를 치르고, 그 전투에서 입은 피해는 다음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그대로 누적되어 마을에 도착한 후에야 비로서 회복된다. 당연히 투입된 전사가 사망했을 경우 다음 마을에 도착할때까지 계속 죽어 있는다.


흔히들 말하는 "로그라이크" 라는 게임 방식과 비슷하다.
죽어도 마을에 도착하면 다시 부활하니 엄밀히 말하면 "로그라이크" 는 아니지만...

어쨌든, 마을에 도착할때까지 피해 회복이 안되므로 전투시 최소한의 피해만을 입게끔 신중하게 진행해야한다.

이건 뭐 그러려니 하는데, 문제는 ... 전투시 플레이어가 전투에 거의 개입 할수가 없다.
전투가 시작되면 선택된 전사들은 자동으로 전투를 치르며 플레이어는 각 전사들이 가진 특수 기술 사용 여부만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 참... 게임방식이 좀 애매 모호한데, 투입된 전사들이 알아서 전투를 치르므로 "자동 사냥" 방식인것 같지만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스킬" 을 사용해 주어야 하므로 "방치형" 게임은 전혀 아니다. 플레이어가 적절한 타이밍에 스킬을 써주지 않으면 몰살당하는건 그야말로 순식간이므로 그냥 방치해 놓을수가 없다.

그렇다고 "조작형" 게임이라고 하기엔 가끔씩 스킬 써주는것 외에는 딱히 할게 없으니 조작하고 있다고 하기도 좀 그렇다. 심지어 스킬을 자주 쓸수 있는것도 아니다. 각 전투에는 3명의 전사가 투입되는데, 전투 한번에 각 전사들이 약 0.8회정도 스킬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전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전투당 1회도 못씀). 그렇기에, 스킬을 사용가능한 상태가 되었을 때도 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인지를 가늠하며 꾸준히 계속 지켜 보고 있어야 한다.

즉, "방치" 해놓은 상태에서 "계속 지켜봐야" 하는게임.

그런데, 게임을 계속 진행해 봐도 투입하는 전사만 조금씩 바뀔뿐, 게임 양상 자체는 거의 같은 방식이 계속 반복된다. 그래서 쉽게 질리고 금새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초반에야 쉽게 쉽게 게임이 끝나고, 적들이 약해서 우리편이 전멸 당할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나름 할만 하다.

하지만, 조금더 진행하면 전투도 오래 걸리고 우리편이 전멸까지 당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고, 생존한 전사 수가 충분하지 못하면 어쩔수 없이 이전 마을로 다시 돌아가 처음부터 한단계씩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다음 마을 코앞까지 갔다가 눈물을 머금고 다시 이전마을로 후퇴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스테미너 돌려줘!!!)

게다가, 전투 AI 수준도 딱히 높은 편이 아니라서 바로 코앞에 적을 두고 뒤돌아 서서 뒷통수를 크리티컬로 얻어 맞는걸 보면 속이 뒤집어 질것 같다.

차라리 게임 진행이 속 시원하게 팍팍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 좋겠는데, 전투 자체가 실시간이라기 보다는 마치 턴제 RPG 처럼, 너 한대... 나 ... 한대... 그리고 ... 너 한대... 이런 식으로 느긋 느긋하게 서로를 차근 차근 때려 죽이기 때문에 성질 급한사람은 아마 못해먹지 않나 싶다.

하지만, 이 게임의 진정한 문제점은 그게 아니었으니...
바로 너무 심한 과금 유도 때문이다.

앱스토어에 있는 리뷰들을 보면 과금 유도가 적다는 소감이 수두룩하게 쓰여져 있는데... 믿지 마라, 초반에만 그렇다. 처음에야 적들이 약해서 전멸 당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도전과제도 쉽게 달성할수 있는데다, 그룹레벨이 오르면 스테미너도 막 퍼주고, 그래도 모자르면 스테미너를 살수 있는 금화도 막 퍼주고 하니까 별로 현질할 필요성을 못느낀다. 하지만...

이제 적이 만만치 않을 정도로 강해질 때쯤 되면, 더 이상 퍼주는 것도 없고, 그 때문에 현질하지 않고서는 게임하기가 점점 힘들어 질 것이다.

일단, 스테미너가 너무 모자란다.


현재 마을에서 다음 마을까지 가기 위해서는 대충 8~10번 정도의 전투를 치뤄야 한다. 그리고 1번의 전투를 하기 위해선 1 스테미너가 필요하다. 다시말해 한번 충전해 주는 스테미너론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순조롭게 전투를 진행해도 다음 마을에 도착하지 못한다. 즉, 다음 마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스테미너가 충전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문제는 이 스테미너가 대략 "7시간" 에 "7" 이 충전된다는 것. "1시간" 에 "1" 아니다. "7시간" 이 지난 후에 "7 스테미너" 로 한꺼번에 "회복" 된다.

이 얘기는, 현재 스테미너를 다 소모하면 "금화" 로 스테미너를 구매하지 않는 이상 7시간이 지난 후에야 게임을 이어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금화로 구매한다해도 8금화로 4 스테미너 밖에는 사지 못하며, 그나마도 처음에는 8금화 이지만 그 다음에는 15금화 ... 그 다음에는 무려 40금화로 4 스테미너를 구매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이도, 하루가 지나면 구매 내역이 초기화 되어 다시 8금화로 4 스테미너를 구매 할수 있게 된다. 그래서 적들이 약한 처음에는 그래도 가끔씩 광고를 보면 주는 10 금화만으로도 충분히 할만하다.

하지만, 적들이 점점 강해지며 점점 적들을 상대하기 버거워지게 되고, 그러면 어쩔수 없이 같은 구간을 반복하며 새로운 전사들을 모으고, 그 전사들의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모아서 전사들을 강화 시켜줘야 그 적들을 상대 할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자면 하루에 공짜로 주는 대략 28개 정도의 스테미나로는 어림도 없다.

심지어 동료나 레벨업용 아이템을 주는 지역은 마을에서 어느정도 떨어져 있으므로 최소한 4~5 스테미너를 사용해야 그 지역에서 강화용 아이템을 모을수 있다. 이쯤 되면 현질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앞으로 진행 할수 없다는게 실감이 날 것이다.

공짜로 주는 7 스테미너로는 아이템을 주는 지역을 1~2번 정도 밖에 가지 못한다.

게다가 스테이지는 어마어마하게 많다.


3일동안 공짜로 주는 스테미너와 금화만을 사용해서 진행한 것이 이제 겨우 1단원 끝자락 쯤(대략 100번 정도 전투를 치른것 같다). 이쯤되면 공짜 스테미너만을 이용해서 게임을 진행했다간, 엔딩을 볼때까지 몇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물론 느긋하게 게임을 진행하면 못할 것은 없다.

별로 도움은 안되지만, 어쨌든 7시간마다 7스테미너씩은 공짜로 주고 가끔씩 광고를 보면 10 금화를 주니 그걸로 어느 정도는 스테미너를 충당 할수 있다. 솔직히 진짜로 무과금으로 이 게임을 하면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릴것인가 궁금하기도 하다.

3일간 게임을 하면서 느낀것은 과금 유도는 개발사 입장에서 충분히 할수 있는것이지만, 이건 좀 너무 심한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다. 좀더 해봐야 알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느낌으로는 아무래도 무과금으론 엔딩을 보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과금한다 해도 엔딩을 볼려면 제법 상당한 금액이 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과금을 해서까지 할 정도로 재미 있느냐 하면... 그건 좀 아닌것 같다.


아직 워낙 초반이라 게임을 평가하기엔 좀 이른것 같으니, 좀더 해보고 엔딩을 보게 되면 정확한 평가가 될것 같다... 대충 2년쯤 후에... 그럼... 그때 다시 평가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