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9일 월요일

게임 : 던젼 999F (슬라임 던젼의 비밀)



1인 개발자가 만든것으로 유명한 "던젼 999F".
인터넷상에 개발 과정을 일부 공개한적도 있어 그것만 보면 나도 할수 있을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막상 해보면 역시 안된다는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는 게임이라 할수 있겠다.


1인 개발 게임이라서 그런지, 스토리 라인은 간단하다.
그냥 마을에 슬라임들이 몰려오니 던젼으로 들어가 슬라임들을 퇴치한다는 얘기.
문제는 그 던젼이 999층 짜리라는게...


간단한 구조와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지만, 그걸 나름 대로 유머로 풀어나가는 재치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게임방식은 일단 2명의 모험자가 던전으로 들어간다. 여자 모험자는 다음 던전으로 넘어가기 위한 마나를 모으고, 남자 모험자는 그 여자가 마나를 무사히 다 모을 수 있도록 그녀를 보호 한다. 공격 버튼은 따로 없고(마법 쓰기 기능은 있음) 그냥 남자 모험가가 슬라임에게 몸으로 부딪치면 그냥 슬라임이 피해를 받는다. 반대로 슬라임이 모험가에게 부딪치면 모험가가 피해를 받는다(고전 게임 "이스"와 비슷한 전투 방식).

단, 만약 둘중 한명이라도 슬라임의 공격을 받아 Hp 가 "0" 이 되면 "Game Over".

이게 참 번거로운데, 남자 쪽은 어떻게든 움직임을 컨트롤 할수 있지만, 여자 쪽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곤 게이머가 움직임을 조작 할수 없으므로 슬라임의 공격을 고스란이 다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 쪽에서 부지런히 돌아 다니며 슬라임의 공격이 그녀에게 닿지 않도록 자기 몸으로 막아야 한다. (남자들 참 불쌍...)

초반에는 모든 능력치가 낮으므로 얼마 내려가지도 못하지만, 던젼을 내려가며 모은 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능력치를 높이면 점점 던젼 깊은 곳으로 내려 갈수 있다.

게임은 무난한 편이다.
몇몇 구간에서(슬라임이 자폭하며 패해를 주는곳, 남자 모험가가 저주를 받아 여자 모험가와 싸움을 벌이는곳 등) 사용자의 짜증을 유발하긴 하지만, 돈 모으기 노가다를 반복하며 캐릭터를 조금씩 성장시켜 나가면 결국은 해결 할수 있어 전체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사실,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은 "자동 전투" 가 "유료" 인 것이다.


이 게임은 아이템 상점에서 "자동전투" 를 구매 했을 경우에만 자동 전투가 가능한데, 이 자동전투 아이템은 구매 할때 마다 점점 비싸진다. 비싸져도 돈이야 어떻게든 모으면 되지만, 더 큰 문제는 한번에 1개씩 밖에 살수 없어 던젼에 들어갈때마다 상점에 일일이 들러서 구매하기가 엄청 번거롭다.

이 게임의 캐릭터 조작감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닌데다(얼음판을 약간 미끄러지듯 움직임), 게임 자체가 "무한 반복 노가다" 를 컨셉으로 잡은 게임이라 자동사냥 없이 게임을 하기가 무척 어렵다. (가능하긴 하지만, 1층 부터 100층까지 거의 같은 맵을 100번 정도 하고, 죽은 다음에 다시 1층 부터 100층까지 또 내려가고, 죽은 다음에 다시 1층 부터 100층까지 또 내려가고, 죽은 다음에 다시 1층 부터 100층까지 또 내려가고 있다 보면 자동사냥 없이는 도저히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것이다.)

그래서 "보석 20개" 로 살수 있는 "영구 자동사냥"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거의 필수다. 과금을 해서 구매하면 별것 아니지만, 만약 현금으로 과금하지 않고 게임내에서 얻을수 있는 보석을 모아서 구매를 하려면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이 게임에서 보석을 얻을수 있는 방법은 각 10층 (10층, 20층, 30층~) 에서 나오는 보스를 "최초로 쓰러뜨렸을때" 1~2개의 보석을 얻을수 있다.

만약 게임을 시작하고 단 하나의 보석도 사용하지 않고 모았을 때, 정확히 100층 보스를 쓰러뜨리면 딱 보석이 20개가 된다. 만약 한개라도 사용했다면 더 내려가서 다음 보스를 쓰러뜨리는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일단 무한 자동사냥 아이템을 구매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한결 편하게 게임을 진행 할수가 있다.



이 게임의 단점은 그것 뿐만이 아니긴 하다.
예를 들어 자동사냥이 된다 한들 남자 모험가만 알아서 돌아 다니며 싸울뿐, 아이템을 자동으로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마법을 자동으로 사용하는 것도 아니라서 완전한 자동사냥이라기 보다는 "반자동" 사냥에 가까운지라 게임이 진행하는 동안에 계속 지켜 보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조금씩 슬라임이 바뀌긴하지만, 하다 보면 그냥 그게 그거라서 좀 쉽게 질리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런 단순 반복 노가다 게임도 나름 매력이 있어서 이런 종류의 게임은 언제나 심심할때면 한번쯤 생각나게 하는 게임있다.


이제 겨우 110층 정도를 깼는데... 어거 언제 999층까지 가려나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