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0일 금요일

일상, 고양이 : 넉살 좋은 고양이를 봤다.

오늘 은행에 볼일이 있어 근처의 은행에 다녀왔다.


거기서 만난 길고양이.
길고양이 답지 않게 윤기가 자르르 ... 흐르는게, 어디엔가 좋은 집사를 구해둔것 같다. 게다가 주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생전 첨보는 내가 다가가는데도 조금 경계만 할뿐 그다지 겁내는 눈치는 아니었다.

몇분 정도 적당히 떨어져 조용히 있다 눈치껏 슬금 슬금 다가가자, 이젠 사진을 찍을수 있을 만한 거리까지 다가 갔는데도 별 신경을 쓴지 않는다.

그래... 니가 우리집 밥버러지들보다 낫다.
그놈들은 1년을 사료 먹여도 근처도 못오게 하는데...


이미 중성화까지 마친듯, 귀한쪽에 잘려져 있다.
조금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지...


그런데, 잘보니 뭔가를 질겅 질겅 씹고 있다? 저게 뭐지? 뭔가 머리카락 뭉치같은 섬유 덩어린데 정확한 정체는 모르겠다. 어디 소파 같은데서 날라온건지...

그러고보니 저거 가지고 장난치느라 날 신경도 안쓴건가?


가지고 놀면서 자꾸 그걸 씹어 먹던데, 아무리 봐도 고양이가 먹어도 될만한것이 아닌지라 슬쩍 빼았아 버렸다.

내가 은행에서 나올때 보니 어딘가의 마음씨 고운 캣맘이 길가에  놓은듯 보이는 사료 그릇에서 사료를 우적 우적 씹어 대면서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절대 배가 고픈건 아닌것 같다.

그냥 장난감으로 생각하거나, 그것에 뭔가 그녀석의 호기심을 끌만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겠지...


근처에 쓰레기통이 있으면 버릴 려고 했는데, 딱히 근처에 버릴만한데가 없으서 그냥 앞에 있던 정화조 구멍 속에 깊숙히 넣어 버렸다. 고양이 손으론 못꺼내게...

그러자 그녀석이 투정이라도 부리듯 정화조 앞에 벌렁 드러누워 버리더라.
시간이 좀 있었으면 좀더 놀다 갔을 텐데, 나도 바쁜 사람이라 어쩔수 없이 그 자리를 떠날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별탈없이 잘 사는 모양이라 다행이다.
잘 살아라 이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