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3일 월요일

여행 : 울산 중부 시립 도서관

오랜만에 책을 빌릴일이 생겨 도서관에 갔다.


사진은 원래 울산 중부 시립도서관이 있던 자리.
현재 중부 시립도서관은 이전 되었으며, 아직 신관이 완공되지 않아 시내에 임시 도서관을 운영중이다.

그런데, 난 왜 궂이 이곳으로 왔는걸까?

사실, 저 곳은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언제 부터 울산 중부 시립도서관이 운영되었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거의 30년 넘게 언제나 저 자리에 있었기에 난 학창 시절내내 저 도서관을 다녔었다.

도서관에서 만화책도 보고, 배고프면 지하에 있던 식당에서 찬밥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밤늦게 열람실에서 공부를 했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난다.

너무 오랜 기간 있었기에 아직도 저 자리에 도서관이 없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불고 몇달 전만 해도 이곳을 다녔었는데...
이런 익숙한 곳들이 하나둘 없어져 갈때면 나도 정말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것이 정말 실감이 난다.


도서관만 없어진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던 초등학교도 없어져 버렸다.
뭔가 미술관인가 박물관인가가 들어선다고 하던데...


학교만 철거 되었을 뿐, 아직도 아무런 작업도 시작하지 않고 있다.
학교라면 어디에나 있었을, 이순신 동상만 쓸쓸하게 끝까지 자리 남아 그 공간을 지키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임시) 중부 도서관은 시내에 있다. 시내에서 태화교 넘어가는 다리 근처.
사실상 시내의 번화가 한가운데 있는 상가 건물들중에 섞여 있는 셈이라서 왜 이곳을 임시 도서관으로 만들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이곳에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 몇번 이곳을 지나친적이 있는데, 그 때는 이곳이 임시 시립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리 못했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누가 고깃집, 까페, 화장품 가게 같은 것이 즐비한 거리 한가운데에 도서관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하겠나? 머리를 들어 "울산 중부 도서관" 이라는 팻말을 보기 전에는 이곳에 도서관이 있을것이라고는 도저히 상상도 할수 없을 분위기다. 


처음 방문할때는 제대로 찾아 온건가 긴가 민가 할 정도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제대로 찾아 온게 맞다.


1층 고깃집 옆에 있는 길다란 복도를 따라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 보면 ...


익숙한 도서 반납기가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 보면 이제 정말 도서관 같은 분위기가 난다.

하지만, 원래 4배 정도 큰 규모의 도서관을 좁은 건물안으로 우겨 넣다 보니 공간이 많이 협소하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가장큰 자료실이었던 종합 자료실도 원래 크기의 반의 반도 안되는 공간이라 기존에 있던 책들도 다 진열해 놓지 못한 듯 보인다. 나로선 제일 아쉬운 부분.

자료실도 작고 열람실도 작고 휴게실도 작고 화장실도 작고... 하여간 모든게 이전보다 작아졌다.

물론, 일단 임시로라도 끊기지 않고 운영된다는게 다행이긴 한데, 규모가 너무 많이 축소되어서 아쉽다.

새로 증축되는 도서관은 2020년에 완공된다고한다. 그때까지 이 작은 건물에서 도서관이 운영된다는데... 왠지 새 도서관이 개관 할때까지 이곳은 별로 이용하지 않을것 같다.